2014년 말까지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사진제공=헌법재판소]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사진제공=헌법재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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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을 마련하면서 앉아서 이동하는 '표준형 휠체어'에 대한 안전기준만을 마련하고 보다 장애가 심해 누워서 이동해야 하는 와상장애인을 위한 '침대형 휠체어'에 대한 기준을 따로 마련하지 않은 것은 평등권을 침해해 헌법에 위반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다만 헌재는 단순 위헌 결정을 내렸을 때 초래될 법적공백 상태를 방지하기 위해 법이 개정될 때까지 현행 법령의 효력을 유지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교통약자법) 시행규칙 중 '휠체어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한 부분에 대해 잠정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행정입법 권한을 가진 국토교통부장관이 2024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을 할 때까지 현재의 조항이 계속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때까지 국회가 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심판 대상 조항은 효력을 잃는다.

이번 헌법소원을 청구한 청구인의 어머니는 앉아서 이용하는 표준형 휠체어보다 긴 침대형 휠체어만 이용할 수 있는 중증 뇌병변 장애인이다.


청구인은 "교통약자법에 휠체어를 이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을 위한 탑승 설비 관련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평등권 침해"라며 2019년 10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현행 교통약자법 시행규칙은 특별교통수단의 안전 설비 기준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앉아서 타는 표준 휠체어만을 대상으로 한다.


서울시가 2020년 4월 침대형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을 위한 '와상형(침상형) 장애인 콜택시'를 마련하기도 했으나 안전 기준이 없다는 이유로 운행을 중단하기도 했다.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를 위한 특별교통수단에 표준휠체어만을 기준으로 휠체어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하고 있어 표준휠체어를 사용할 수 없는 장애인은 안전기준에 따른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며 "침대형 휠체어만을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은 장애의 정도가 심해 특수한 설비가 갖춰진 차량이 아니고서는 사실상 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에 대한 고려 없이 표준휠체어만을 기준으로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하는 것은 불합리하고, 특별교통수단에 장착되는 휠체어 탑승설비 연구·개발사업 등을 추진할 국가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이라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헌재는 "휠체어 고정설비 안전기준 등을 새로 정해 설치를 의무화하면 어느 정도 재정적 부담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합리적 이유 없이 표준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과 표준휠체어를 이용할 수 없는 장애인을 달리 취급해 청구인의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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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구인은 이동권 침해도 주장했지만 헌재는 "심판대상조항이 표준휠체어만을 기준으로 고정설비의 안전기준을 정하고 있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 발생한다는 취지이므로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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