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창작·개발 열풍이 이어지면서 신약 개발에도 AI가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하지만 AI를 통해 만들어진 그림, 음악 등에 대한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점차 사회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안정적인 특허권 확보를 통해 개발 비용을 회수해야만 하는 신약 개발에서도 관련 특허권을 누구에게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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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이 같은 논의를 담은 '미국, AI 개발자도 신약 특허권 부여 여부 본격 논의' 이슈 브리핑을 25일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은 지난 15일까지 AI를 의약품 개발 발명자로 인정할지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여기에는 ▲AI와 기계학습(머신러닝)이 현재 발명과정에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공동발명가 수준의 기여를 하고 있는지? ▲AI가 공동발명가 수준으로 기여하는 경우 현행 특허법상으로 특허를 받을 수 있나? ▲AI가 공동발명가 수준으로 기여하는 경우 AI 시스템을 발명한 자연인에게 소유권이 귀속되는지, AI 시스템을 생성, 훈련, 유지관리 또는 소유한 사람에게도 소유권이 있는지? ▲AI가 발명에 기여하는 경우 발명가에 대한 현재 지침을 확대해야 하는지, 기여의 중요성은 어떻게 평가되어야 하는지? ▲AI 시스템이 상당한 기여를 한 발명에 대해 효과적으로 다루고 있는 다른 국가의 법률이나 관행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


최근 들어 AI를 활용해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하는 등 AI 신약 개발이 주목을 받으면서 이와 관련한 특허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특허청이 운영하는 AI와 신생 기술 파트너십에 관련한 전문가 회의에서는 새로운 AI 모델이 신약 개발, 개인 맞춤 의료 및 칩 설계에 사용되고 있으며 오늘날 일부 발명에서는 AI 및 머신 러닝이 공동 발명가 수준에 이를 만큼의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AI는 신약 개발에 있어 방대한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환자 반응 마커를 신속하게 식별하고 약물 표적을 보다 저렴하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게 돕고 있다. 바이엘, 로슈, 다케다 등 글로벌 바이오 회사들도 AI 역량을 가진 외부 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는 신약 개발 과정이 '하이 리스크-하이 리턴'인만큼 특허권 등이 중요한 산업으로 꼽힌다. 후보 물질 발굴부터 상용화까지 10년이 넘게 걸리는 경우가 다반사고, 이 과정에서 많은 재원이 투입돼야만 하지만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또는 계열 내 최고(best-in-class) 신약 개발에 성공하면 상당한 기간 특허권을 보호받으면서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통해 개발된 신약의 특허권을 신약 개발 기업 이외에 AI 개발자에게도 공동으로 부여해야 하느냐에 대한 논의는 신약 개발 기업에는 큰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게다가 미국에서 이 같은 공동 특허권 부여가 이뤄진다면 다른 나라의 특허법이나 판결에도 큰 영향을 주게 될 전망이다.


신약 개발 외에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용해 개발된 특허에 대한 특허 적격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영국 등 주요국 특허청들과 법원들은 특허법 또는 관례를 통해 사람(자연인)만을 발명자로 인정하고 AI는 인정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미국바이오협회(BIO)도 이러한 논의에 대해 AI를 "인간의 발명을 용이하게 하는 도구"로 정의하며 현행법에 따라 발명의 개념을 확립하는 데 필요한 목적, 동기 또는 발상 능력을 소유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 만큼 AI가 아닌 인간만이 발명자라고 미국 특허청에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는 AI와 머신 러닝을 이용한 신약 개발이 앞으로 10년간 500억달러(약 66조원) 시장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초기 단계의 약물 개발 성공률을 어느 정도만 개선하더라도 50개의 추가 신약이 개발 가능해져 이 같은 시장 가치가 새로 나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약물 발굴에 이어 AI를 전임상 단계에 활용할 경우 여기에 드는 비용의 20%~40%를 절감 추가로 4개에서 8개의 신약이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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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와 관련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딥 파마 인텔리전스(Deep Pharma Intelligence)에 따르면 AI 기반 신약 개발기업에 대한 투자는 지난 4년간 3배가 늘며 지난해 기준 246억달러(약 32조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1월에는 사노피가 영국 엑스사이언티아(Exscientia)에 계약금으로 1억달러(약 1319억원)를 지불하고, AI 시스템을 사용해 종양학 및 면역학 분야에서 최대 15개의 후보 약물을 개발하는 데 최대 52억달러(약 6조8609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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