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
감각-신호전달-동작 통합 전자피부 첫 개발
의수, 의족, 전신마비 환자도 감각 느낄수있어
증강·가상 현실용, 원격 의료용 획기적 도구
첨단 로봇 공학 활용해 혁신 가능

SF 영화 '터미네이터' 속 미래 로봇. 인공지능(AI)에 인간과 똑같은 피부를 갖고 있다. 인류 저항세력은 로봇을 구분하기 위해 수색견을 동원해야 했다. 최근 AI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인공피부 기술도 감각을 느끼고 전달하는 등 사람에 근접할 정도로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당장 터미네이터 수준은 아니더라도 의수·의족· 전신마비 등 장애인 기능 보조, 증강·가상 현실, 원격 의료, 첨단 로봇 공학 등에 혁신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자료 이미지. 사진출처=스탠퍼드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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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대의 제넌 바오 교수 연구팀은 지난 18일(현지 시각) 국제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Science)에 이같은 전자 피부(e-skin) 기술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손가락, 발가락, 팔다리를 찌르거나 뜨거운 물질에 닿았을때 느끼는 감각을 그대로 뇌에 전달할 수 있는 전자 피부를 개발했다. 전신마비 또는 피부 손상, 의족ㆍ의수 착용 등의 환자들에게 인공적으로나마 감각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

바오 교수는 그동안 가볍고 유연하면서도 착용자가 압력이나 변형ㆍ온도 변화 등을 느낄 수 있게 뇌에 전자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인공 피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노벨 화학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였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쥐를 대상으로 동물 실험한 결과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얇고 유연하며 센서가 내장된 전자 피부를 누르거나 뒤틀었을 때 쥐의 다리가 떨리도록 뇌 운동피질 특정 부위에 전자 신호를 보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인간의 피부는 각종 정보를 접하면 이를 감지해 전자 신호로 바꾼 다음 뇌에 전달한다. 이를 기능적으로 모방하는 것은 기존 고형 반도체와 집적회로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실제 인체의 피부나 장기 등에 적용하기 위해선 유연하고 얇은 소재가 필수다. 이미 개발된 것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웨어러블 장비에서 사용하기엔 안전하지 않은 높은 전압에서만 동작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낮은 전압에서도 동작하는 유연한 성질을 가진 반도체용 고분자 물질을 개발했다. 또 이를 사용해 피부처럼 얇고 부드러운 센서가 결합된 신축성있고 유연한 트랜지스터 어레이(array)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전자 피부에 장착된 센서는 온도의 변화나 압력 등 물리적 변화를 전자기파로 바꿔준다. 뿐만 아니라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시냅스(synapses)를 모방해 신경과 근육 사이에 전자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장치도 포함돼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 피부용 반도체 회로. 사진출처=스탠퍼드대 홈페이지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이 개발한 전자 피부용 반도체 회로. 사진출처=스탠퍼드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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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테스트를 위해 이 전자 피부와 쥐의 뇌에서 육제점 감각을 처리하는 부위인 체감각 피질(somatosensory cortex)을 연결했다. 이후 전자 피부를 자극해 인공 시냅스를 통해 전자 신호를 쥐의 좌골신경에 전달해 다리를 떨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다만 실험에서 이 전자피부를 작동하기 위해선 외부 전력을 연결해야 했다. 장기적으로 연구팀은 자체적으로 전력을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진짜 손가락 피부처럼 미세한 차이의 감각ㆍ온도ㆍ압력 등을 구분해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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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번 연구 결과는 인공 피부를 통해 감각과 신호전달, 동작 등을 한꺼번에 통합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 원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진전을 이뤘다는 지적이다. 알레한드로 카르니세르-롬바르테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엄지 손가락이나 새끼 손가락이 느끼는 감각이 미세하게 다른 데 이번 연구 결과와 다른 기술들을 통합시키면 그런 차이점까지 느낄 수 있는 인공 피부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정 뇌 영역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도록 정밀도를 더하면 (이번 연구 결과가) 앞으로 쓸모가 많아 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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