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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식물도 괴로울 때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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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연구팀, '셀'에 논문 발표
고통시 초음파 시간당 35회 발산

식물도 가지가 잘려 아프거나 목이 마르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른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연구팀은 30일(현지 시각) 이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국제 바이오 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담배와 토마토를 특수 마이크로폰이 설치된 작은 상자 안에 심었다. 인간이 들을 수 없는 고음역대 소리까지 포착할 수 있는 장비였다. 이 결과 식물들도 스트레스 상황에서 소리를 내는 것이 확인됐다. 물이 필요하거나 최근 조직을 절단당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시간당 약 35회의 초음파(20~100㎑)를 발산했다. 그렇지 않은 경우 시간당 1회 정도만 초음파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인간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 영역대다. 그러나 박쥐나 생쥐, 나비 등 일부 동물들은 들을 수 있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안양천에 핀 황화코스모스에 나비가 앉아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양천구 안양천에 핀 황화코스모스에 나비가 앉아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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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들은 폐나 성대가 없는데 어떻게 소리를 낼까? 현재 과학자들은 뿌리에서 줄기ㆍ잎으로 물과 영양분을 운반하는 통로인 목질부에 주목하고 있다. 목질부는 물관부와 체관부로 구성돼 있는데, 이중 물관부는 마치 사람이 빨대를 사용할 때처럼 나무가 수분을 빨아올릴 때 수축한다. 이 과정에서 기포가 형성됐다가 터지는데, 이때 마치 풍선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날 수 있다. 특히 가뭄으로 식물이 물을 빨아들이지 못하는 동안에는 기포가 더 많이 생성된다. 다만 아직까지 확실한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또 인공지능(AI) 머신 러닝을 통해 70% 정도의 정확도로 식물이 내는 소리가 목마름 때문인지 절지에 따른 고통 때문이지 구분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기도 했다. 이는 농장이나 원예시설에서 작물 관리에 응용이 가능하다. 실제 실용성도 확인했다. 비록 바람 등 배경 소리를 제거하도록 훈련된 컴퓨터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았지만, 실험실이 아닌 온실에 심어진 식물들을 상대로 녹음을 한 결과 소리를 여전히 들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담배나 토마토뿐만 아니라 밀과 옥수수, 포도 등도 목이 마를 때 소리를 낸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앞서 연구팀은 식물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낸 적 있다. '해변 달맞이꽃'에게 벌이 날아다니는 소리를 들려줬더니 더 달콤한 꿀을 분비하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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