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설립 10년
라잇루트는 버려지는 2차전지 분리막 필름을 재활용해 고기능성 원단과 의류를 개발, 생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2016년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마친 신민정 대표가 창업했다. 신 대표는 기술개발 전 자금난에 시달렸는데 SK이노베이션이 성장지원금 2억원을,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폐 분리막 필름을 지원했다. 이에 라잇루트는 투습?방수?방풍 기능을 갖춘 고기능 리사이클 섬유 소재 '텍스닉(TEXNIC)' 개발에 성공했다. 라잇루트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2022년 도전 K스타트업에서 환경부 장관상도 받았다.
디보션푸드를 창업한 박형수 대표는 외국에서 요리를 공부한 쉐프 출신이다.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 과정을 통해 축산업이 야기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면서 안전한 미래 식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구상해 회사를 설립했다. 2년 간 연구 끝에 영양은 충분하면서 고기 육즙과 식감을 재현한 대체육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제안으로 2013년 3월 세계 최초 사회적기업가 양성 석사과정으로 출범한 카이스트 사회적기업가 MBA가 10주년을 맞았다. 그동안 졸업생들이 창업한 사회적기업의 총 고용 인원이 1000명을 넘기며 지속가능한 사회적기업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15일 SK그룹과 카이스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가 MBA 졸업생은 총 153명이 배출됐다. 이들이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업사이클링, 탄소 저감, 친환경 패션·식품, 헬스케어, 지역재생, 청년 금융 등에서 창업한 사회적기업은 모두 144개다.
SK가 이 가운데 60곳의 사업 현황을 파악해보니 작년 말 이들 기업의 총 고용인원은 876명으로 나타났다. SK는 144개 사회적기업 전체 고용은 1500명 선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또 2019년 평균 1억7500만원 수준이던 기업당 연 매출은 3년 만인 2022년 7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최 회장의 사회적기업가 인재 양성 철학이 만든 결실이라는 평가다. 최 회장은 지난 2012년 "청년실업은 심각한 사회문제지만 기존 영리기업들이 해결하는 데는 한계에 다다랐다"면서 "과거 벤처 붐을 일으켰던 젊은이들의 도전정신이 사회적기업 형태로 일어나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적기업가 MBA 설립을 제안했다.
이에 SK는 매년 MBA 장학생 20명 전원의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또 카이스트-SK 임팩트비즈니스센터를 설립해 사회적기업 창업 인큐베이팅 지원, MBA 커리큘럼 개설 및 교수진 양성, 사회적기업가 학술 활동 등 연구 지원에 나섰다.
또 SK는 사회적기업들이 창출하는 '사회 성과'에 비례해 '현금'을 제공하는 사회성과인센티브 프로그램을 통해 살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아름다운사람들복지회, 향기내는 사람들 등 회사에 총 31억원을 지원했다. SK 관계사들도 애프터레인과 정원 관리사업(SK임업), 컨셔스웨어 친환경 인조가죽 개발(SK케미칼), 몽세뉴 친환경 캠페인 제품 제작(SK이노베이션) 등에 도움을 줬다.
사회적기업가 MBA는 작년 말 환경부가 후원해 오던 녹색경영정책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소셜벤처, 녹색성장 과정을 운영하는 임팩트 MBA로 확대 개편됐다. 이 개편으로 환경 분야까지 아우르는 최고 수준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 창업 과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경목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은 "사회적기업가 양성에 특화된 카이스트의 전문교육과 SK그룹의 자원을 활용해 유능하고도 혁신적인 SE 인재를 키우는 일에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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