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계 유튜버 출신 '日에선 체포 우려' 주장
당선 후 한 번도 국회 참석 안해 결국 제명

일본에서 지난해 7월 비례대표로 참의원에 당선된 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국회에 출석하지 않던 국회의원이 결국 제명에 이르게 됐다. 징벌위원회는 회의장에 나와 사죄하라며 한 번 더 기회를 줬지만, 그는 이마저도 거부해 결국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국회에 한번도 출석 안했지만, 이 국회의원이 당선 이후 받아 간 세비와 수당은 약 1600만엔(약 1억5000만원)에 달하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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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사히신문은 참의원 징벌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히가시타니 요시카즈(의원 명 가시) 정치가여자48당(구 NHK)당의 제명을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국회의원 제명은 72년 전 1951년 이후 헌법상 세 번째인데, 국회 불참이 사유가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히가시타니 의원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거주해 국회 회의 참여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폭로했던 전직 유튜버 출신이기 때문에, 고소를 당한 것이 많아 일본에서 활동하면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거운동 당시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음성 녹음본만 틀며 유세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당선 이후 지난해 7월 의원 임명장 수여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1월 소집된 참의원 회의에도 불참했다. 이후 징벌위는 회의장에 나와 공개 사죄하는 ‘회의장 사죄’를 결정했으나 그는 여기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결국 만장일치로 최고 수위인 제명 처분을 받게 됐다. 일본의 의원징계 제도는 견책, 공개 사죄, 등원 금지, 그리고 제명으로 이뤄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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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국회 불참이 최고 징계인 제명으로 이어져야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든 그가 당선 당시 28만7714표를 얻었기 때문에, 의원 제명은 결국 유권자의 민의를 무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일본 국회가 제명에 대해 신중한 분위기인 것도 한몫한다. 1940년 제국의회 시절 사이토 다카오 입헌민정당 중의원은 중일전쟁에 대해 “동양의 평화에서 나아가 세계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가”라고 항의해 제명당한 바 있다. 이후 전범국이 된 일본에게 국회의원의 제명은 어용 국회를 뜻하는 '익찬(翼?)국회'를 만든다는 우려가 있다. 아사히신문은 2019년 마루야마 호다카 중의원이 "전쟁으로 독도를 되찾자"라고 국회에서 주장했지만, 그가 제명 처분을 받지 않은 것도 제명을 무겁게 여기는 분위기의 연장선에 있다고 전했다.


여론도 반으로 갈렸다. 요코하마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 40대 여성은 "등원하지 않는 것으로 다른 의원들에게 폐를 끼치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 국회가 원격근무를 시키지 못하는 건가"라고 지적했고, 도쿄의 20대 남성은 "그는 활동도 거의 하지 않았다. 체포당하는 게 두려우면 유권자를 위해서는 어떻게 활동할 것인가. 그간 받아 간 세비가 아깝다"고 아사히신문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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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의견도 양분됐다. 니시다 료스케 도쿄공대교수는 “기성 정당이 유권자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의외의 인물이 나타났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기성 정치가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마키하라 이즈루 도쿄대 교수는 “원격 의원 활동은 신체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등 제한적인 조건에서 가능하다”며 “그러나 히가시타니 의원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처분은 합당하다”고 분석했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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