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發 인플레 위기 경고

'인플레이션 괴물'을 제어하려면 더 할 일이 남았다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경고한 가운데 물가 견제를 위해 ECB가 더 일찍 단호한 대응에 나서야 했다는 자성론이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ECB 초대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오트마르 이싱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이미 유럽 지역의 인플레이션은 진행되고 있었다"며 "ECB가 왜 오랫동안 이 위험을 무시해왔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고공행진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ECB가 더 신속하고 강력하게 행동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유럽 지역의 물가 상승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부터 심상치 않았지만, 당시 ECB는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한층 속도를 높이자 ECB는 7월이 돼서야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 인상 사이클에 들어갔다. 이후 9~10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뒤 석 달 만에 속도 조절로 빅스텝으로 회귀했다.

물가는 피크 아웃했지만 둔화 속도가 늦춰지면서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2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 대비 8.5% 상승하며 월가 예상치(8.2%)를 웃돌았다. 4개월 연속 둔화세는 유지했지만, 전월(8.6%) 대비 상승폭이 0.1%포인트 축소되는 데 그쳤다. 근원 CPI 상승률은 5.6%로 전월(5.3%) 대비 오히려 올랐다.


그는 "더 큰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미 진행 중"이라며 임금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했다. 높은 임금이 서비스 물가 압력을 한층 부추기면서 임금발 인플레이션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그는 임금 상승 압박이 재차 커지고 있다면서 "조만간 임금 인상을 목도하게 될 것이며 이는 새로운 인플레이션 충격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CB는 지난달 2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빅스텝을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최소 2분기까지는 ECB가 현재의 긴축 강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가 상승률 둔화세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점에서 이달 16일 열리는 회의에서 또 한차례의 빅스텝을 단행한 뒤 5월과 6월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 후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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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월과 4월 데이터에서도 물가 압력이 유의미하게 낮아지는 것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5월 ECB 금리 인상 폭이 0.50%포인트로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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