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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취자에 구급대원·경찰 '진땀'…"적극적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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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주취자의 구급대원 폭행 246건
경찰, 하루 평균 1022건 취객 신고 소화
"보건복지부·인사혁신처 등 유관기관 협력해야"

지난 2일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술에 취한 30대 남성 A씨가 돈을 내지 않고 초콜릿을 먹은 후 달아났다. 다시 돌아온 A씨는 편의점에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취객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50대 경찰관이 넘어져 사람들 사이에 깔렸다. 10초가 넘는 시간 동안 깔렸던 그는 결국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지난해 6월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식당에서 술에 취한 B씨(83)는 취기를 이기지 못하고 다쳤다. 출동한 소방관은 B씨를 돕기 위해 다가섰지만 돌아온 것은 주먹이었다. B씨는 술에 취해 병원에 가기 싫다며 소방관을 폭행했다. 구급차 이송 중에도 B씨는 소방관의 얼굴과 상체를 때렸다. 재판에 넘겨진 B씨는 구급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주취자에 구급대원·경찰 '진땀'…"적극적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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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급대원과 경찰이 주취자들의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고 있다. 주취자들의 폭력은 구조 및 상황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만큼 유관기관들이 적극적으로 소방과 경찰을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구급대원이 구조활동 중에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한 경우는 총 246건이다. 2019년 183건, 2021년 203건 등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소방관들은 2009년 실시된 실태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95.32% 구조활동 중 언어폭력을 당한 적 있다고 답하는 등 오랜 기간 주취자의 폭력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2018년 전북 익산시에서 구급활동 중 주취자에게 폭행을 당한 한 여성 구급대원은 심각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다가 뇌출혈로 인해 사망하기도 했다.

경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찰들은 업무 대부분이 주취자를 상대하는 것이라고 호소한다. 경찰은 지난해 하루 평균 1022건의 취객 신고를 소화했다. 경기도 안성에 위치한 파출소에서 근무하는 경찰관 C씨(30)는 "유흥가에서 발생하는 폭행 신고를 받고 가면 주취자는 이미 흥분한 상태"라며 "대화가 통하지 않아 말리는 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에 자주 노출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C씨는 "경찰에게 마땅한 대책이 없어 더욱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처벌로는 주취자 폭력 문제 해결 한계…유관기관의 예산 투자 필요

주취자들의 폭력은 분명 소방과 경찰의 업무에 장애 요인이지만 대책은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소방은 소방특별사법경찰을 둬 소방대원 폭행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이성을 잃은 주취자를 처벌받게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주취자 대응을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력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국에 주취자들을 인계 가능한 응급의료센터는 21곳에 불과하다. 병원들은 경찰로부터 인계받는 것 자체를 꺼려 시스템 마련에 난항이 예상된다.


범정부 주도로 주취자들을 대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제기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지금까지는 강력한 처벌이라는 쉬운 방법을 택하고 책임은 경찰 등에만 미뤘다"며 "응급기관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인사혁신처, 지방자치단체 등 주취자 대응과 관련 있는 기관이라면 함께 예산을 투자하면서 공무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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