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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숨고르기 끝…'전례없는 대응' 위협 직후 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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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잠잠하던 北…안보리·한미훈련 반발
ICBM 정상각도·정찰위성 등 도발 가능성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겨냥해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지 하루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되는 장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연초 내부적인 정치 일정에 집중하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북한이 다시 명분을 쌓으면서 무력 도발에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는 18일 오후 5시22분께 북한이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 미사일은 900여 ㎞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떨어졌다.

지난해 11월18일 북한이 쏜 ICBM '화성-17형'과 고도·비행거리 등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번 미사일도 화성-17형으로 추정된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한 고체연료 추정 ICBM을 발사했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초강력 대응" 빈말 아니었다…위협 하루 뒤 도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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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소집과 한미 연합훈련을 비난했던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가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이뤄진 만큼 연관성을 추측해볼 수 있다.


외무성은 전날 낮 12시3분께 발표한 담화를 통해 "안전보장리사회가 앞으로도 미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다니는 경우 (중략) 정상적인 군사활동 범주 외에 추가적인 행동 조치를 재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안보리가 지난달 30일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 관련 비공개회의를 개최한 뒤 그 후속 성격으로 지난 16일(현지시간) 북한 비핵화를 주제로 한 비공개회의까지 열자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아울러 외무성은 2~3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이 실행될 경우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다시 한번 한국과 미국에 돌리면서 도발의 명분을 쌓은 셈이다. 실제로 북측은 이 같은 담화가 공개된 지 약 29시간 만에 ICBM 추정 미사일을 발사, 경고가 빈말이 아니었다는 점을 드러냈다.


'기술력 의심' 발끈했던 北…다음 수순 정상각도?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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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이번 도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해 12월 담화에서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힌 뒤 이뤄진 첫 ICBM 발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시 김 부부장은 '북한이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가졌는지 검증해야 한다'는 외부의 지적에 "곧 해보면 될 일이고 곧 보면 알게 될 일 아니겠는가"라며 발끈한 바 있다. ICBM을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할 것을 시사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 부부장의 예고대로 북한이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하기 전 실험 단계에 들어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외무성 담화에서 경고한 대로 유엔 안보리 회의와 한미 연합훈련 시작에 대한 반발적 성격의 무력 시위"라며 "한편으로는 ICBM 정상각도 발사를 위한 기술적 점검의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ICBM을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미국 뉴욕까지도 타격이 가능하다"며 "북한의 ICBM 기술이 진전될수록 미국은 '한국을 지키려 북한과의 핵전쟁을 감수해야 하는지' 확장억제의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北 도발 수위 높아질 듯…'정찰위성' 발사 가능성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장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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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과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이 추가로 감행할 도발의 수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오는 22일(미 현지시간) 북한의 핵 공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작으로, 내달 중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예정된 만큼 북한은 이를 빌미로 삼아 추가 도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선 민간 위성사진을 통해 연일 새로운 공사현장이 포착되는 등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이곳에서 '정찰위성 시험품 운반체'라고 주장하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2발을 발사하고,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의 중요 시험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4월 전에 정찰위성 발사를 내세운 도발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한 셈이다.


아울러 지난 연말 서울 상공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것과 같은 도발이나, 전방 지역에서 재래식 무기를 동원한 국지도발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양무진 총장은 "북한은 이달 하순 당 전원회의에서는 농업 문제를 단일 안건으로 한만큼 내치와 군사적 대응을 분리해 투 트랙으로 가져갈 것"이라며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작으로 고체형 ICBM을 위한 연소시험, 액체 ICBM 정상각도 발사, 정찰위성을 위한 로켓 발사, 무인기 도발 등 수위를 높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우리 군 당국은 앞으로 북한의 도발 수위가 상승할 것으로 예견하고 최전방 접적 부대의 대북 감시태세 확립을 주문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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