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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비트]현장 출근 거부하는 노동자들…"배달·운송업도 재택가능"[오피스시프트]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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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식당 등 현장 근로자는 생계·안전 문제 노출
스타벅스 창업자 "온라인 업무 가능한 건 '특권'"

편집자주[찐비트]는 '정현진의 비즈니스트렌드'이자 '진짜 비즈니스트렌드'의 줄임말로, 일(Work)의 변화 트렌드를 보여주는 코너입니다. 찐비트 속 코너인 '오피스시프트(Office Shift)'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시작된 사무실의 변화를 꼼꼼히 살펴보고 그동안 우리가 함께해온 실험을 통해 업무 형태의 답을 모색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하는 콘텐츠가 될 것입니다. 매주 토·일요일 오전 여러분 곁으로 찾아갑니다. 40회 연재 후에는 책으로도 읽어보실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찐비트]현장 출근 거부하는 노동자들…"배달·운송업도 재택가능"[오피스시프트]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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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중국에서 공장 근로자들이 '대탈출' 했다. 직원들이 단체로 고속도로로 뛰쳐나왔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대 아이폰 생산기지인 폭스콘 중국 정저우 공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공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은 30만명에 달한다. 폭스콘은 중국 정부가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치며 수시로 도시를 봉쇄하자 공장을 계속 가동하기 위해 생산직 직원들을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공장 울타리 안에서 숙식을 해결할 수 있도록 기숙사를 마련해 통제했다. 공장에 갇혔던 직원들은 내부에서 감염자가 속출하는데도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안전에 위협을 느꼈고, 음식마저 부족해 인간다운 삶을 사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자 생존을 위해 집단으로 공장 문을 뛰어넘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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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코로나19가 던져준 딜레마 하나를 시사한다. 코로나19 시기에 모든 직장인이 재택근무 실험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20년 1월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했지만, 현장으로 출근해야만 하는 직장인들이 있었다. 노트북이나 컴퓨터만 있으면 업무가 가능한 사무실 근로자들과는 달리 공장, 병원, 식당 등 현장에서 일하며 사람들과 대면해야 하는 직장인은 일터로 출근하는 게 안전 문제이자 생계 문제였다. "불안해도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시기에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직장에 나갈 수밖에 없었던 근로자들은 이렇게 호소하고 한탄했다. 재택근무가 일부 사무실 근무자들만 누릴 수 있는 특혜라는 평가가 나온 이유다.

◆ 코로나19가 스타벅스 노조 키웠다?

코로나19 이후 스타벅스 미국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동조합 설립 바람이 불었다. 스타벅스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2022년 5월 5년 만에 복귀했을 때 그가 해결하겠다고 선언한 첫 번째 과제가 바로 이러한 노조 결성 요구를 잠재우는 일이었다. 전염병 확산이라는 이례적인 상황 속에서 직접 고객을 만나야 했던 직원들의 안전에 대한 걱정이 이전에는 미미했던 노조 결집 움직임에 날개를 달아줬다.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현장 근로자가 근무 환경과 관련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 계기였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자 2020년 3월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제외한 미국과 캐나다 내 모든 매장을 2주간 폐쇄했다. 또 드라이브스루가 있는 매장은 드라이브스루 전용으로, 배달이 가능한 매장은 배달 전용 매장으로 전환했다. 고객과 직원의 대면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회사는 직원의 출근 여부와 상관없이 30일간의 급여도 지급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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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 달 뒤인 같은 해 5월 스타벅스는 매장 문을 다시 열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졌던 당시 직원들은 안전 문제를 우려하며 매장 출근에 반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5월 한 기사에서 "회사(스타벅스)의 코로나19 정책으로 인해 다수의 바리스타가 스스로 급진적으로 변했다고 했다"면서 "이들은 스타벅스가 팬데믹 확산 기간 중 (직원 보호를 위한) 기본적인 요구 사항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전 문제를 우려한 현장 직원들이 친노조 세력의 힘이 됐다는 설명이다. 스타벅스 측은 당시 다른 회사와 비교해 가장 선진적으로 대응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달랐다.


슐츠 최고경영자(CEO)는 코로나19 사태가 3년 경과한 지난 1월 11일 직원들에 주 3일 사무실 복귀를 선언했다. 그는 "스타벅스 지원센터(SSC)와 각 지역 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코로나19 시기) 온라인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업무 공간) 전환이 가능한 특권이 있었다"고 말했다. 슐츠 CEO는 다수의 스타벅스 직원들에게는 '그러한 특권이 없었다'며 이들이 매일 매장과 공장, 유통센터 등 직장에 계속 들어와야 했고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한 회사 안에서도 직무에 따라 코로나19 시기 중 근무 형태에 차이가 있었다는 점을 들어 특권이라고 표현했다.

◆ 누구는 재택, 누구는 현장 '불평등' 지적 제기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전 세계 노동력 가운데 사무실이 아닌 현장에서 일하는 '책상 없는(deskless)' 근로자의 비중은 70~80%로 집계된다. 특히 의료, 제조, 물류, 식품 생산, 소매업 등에서 이들의 비중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21년 9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재택근무가 가장 활발했던 업종은 IT와 금융, 전문 과학기술 분야였다. 반면 의료, 건설, 숙박 및 식당 등은 재택근무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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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규모에 따라 재택근무에 적절한 근무 여건이 갖춰졌는지 여부도 차이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재택근무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해 코로나19 초기에 이를 도입하기가 쉽지 않았다. 2020년 6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전국 3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10곳 중 6곳이 '스마트워크에 대해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고, 90% 이상이 이를 위해서는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처럼 업종이나 직종, 기업 규모 등에 따라 근무 환경에 차이가 나면서 재택근무가 같은 직장 내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도 일었다.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수록 이를 경험하지 못하는 업종이나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비판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2020년 7월 국내 직장인 5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그것을 보여준다. '재택근무 실시가 직장인의 불평등을 확대한다'는 의견에 10명 중 8명(81.2%)이 '동의한다'고 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를 했다는 응답자는 대기업의 경우 70%였지만, 중견기업은 61.5%, 중소기업은 47.5%였다. 기업 규모에 따른 재택근무 도입 격차가 상당했다.

◆ 원격의료·교육…기술이 재택근무 확대할까

하지만 과거에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였던 분야가 기술 변화로 점차 재택근무가 가능해진 직종도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을 깨닫고 행동에 나선 기업과 직업은 다양하다.


코로나19 시기에 가장 주목받았던 직업 중 하나가 배달이다. 대면 활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음식을 비롯해 각종 생필품을 집 앞까지 가져다주는 배달원이 전 세계에서 크게 늘었다. 길을 걷다 보면 등 뒤에 배달 업체 로고가 새겨진 가방을 메고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들을 보는 게 낯설지 않다. 재택근무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니콜라스 블룸 스탠퍼드대 교수는 기술 개발로 배달 로봇이 점차 도입되면서 이를 운영하는 인간은 집에서 재택으로 일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봤다. 로봇이 배달 도중 문제가 생기면 인간이 이를 해결해주지만 1인당 10개 로봇을 담당할 수 있는 만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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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업체 매켄지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직장인 2만5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유연하게 업무를 수행할 기회는 산업과 산업 내 역할에 따라 다르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재택근무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직업들도 일부 업무는 집에서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했다. 매켄지는 "심지어 음식 준비나 운송 관련 업무를 하는 근로자들도 일부 업무는 재택근무로 한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사례가 교사와 의료인이다. 매켄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교사나 도서관 사서의 절반가량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고 했고, 의료인의 45%도 재택근무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과거와 비교해 기술이 발전하면서 온라인 교육이나 원격 의료가 가능한 환경이 관련 직업의 재택근무 가능성을 높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 교수는 "현재 재택근무가 안되는 직업들이 있지만, 그 수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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