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곳은 복권 뿐…지난달 35억원어치 더 샀다
불경기일수록 더 많이 팔리는 복권
즉석복권 판매량 크게 늘어
[아시아경제 세종=주상돈 기자] 올 1월 복권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35억원어치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대출이자는 물론 난방비까지 급격하게 오르며 살림살이가 퍽퍽해지자 복권 당첨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복권 판매액은 56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억원(0.6%) 증가했다. 2021년 1월(5172억원)보다는 판매액이 477억원(9.2%) 급증했다.
동전 등으로 긁어서 당첨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즉석식 인쇄복권이 판매액 증가를 이끌었다. 즉석복권 판매액은 지난해 1월 490억원이었지만 올 1월엔 612억원으로 122억원(24.9%) 증가했다. 파워볼과 트리플럭 등 인터넷을 통해 판매되는 전자복권도 판매액도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110억원으로 16.3%(16억원) 더 팔렸다.
전체 복권 판매액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로또 판매액은 지난해 1월 4766억원에서 올 1월 4666억원으로 2.1% 줄었다. 연금복권도 같은 기간 264억원에서 261억원으로 1.2% 판매액이 감소했다.
전체 복권 판매량 증가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가팔라지고 있다. 2017년 4조2000억원, 2018년 4조4000억원, 2019년 4조8000억원으로 4조원대를 보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5조4000억원으로 확 늘었다. 이 같은 급증세가 이어져 지난해에는 6조4292억원으로 2021년(5조9753억원)보다 4537억원(7.6%)어치의 복권을 더 샀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복권 판매량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경기 상황이 그만큼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지난해 5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를 웃돌며 빠르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를 기록한 뒤 둔화하곤 있지만 올 1월에도 5.2% 오르는 등 여전히 5%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공공요금이 큰 폭으로 올랐다. 특히 도시가스 요금에 연동되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수입 가격이 폭등하면서 초유의 '난방비 폭탄'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도 가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기준금리는 한국은행이 지난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7차례 연속으로 인상해 3.5%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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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은 커졌지만, 소득은 제자리 수준이다. 고용노동부의 '2022년 1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보면 지난해 1~11월 물가 상승(5.1%)을 고려한 1인 이상 사업체의 실질임금은 354만9000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서울에 사는 30대 박 모 씨는 "난방비 폭탄을 맞은 데 이어 최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재산정됐는데 2배가량 올랐다"며 "더 줄일 소비도 없는 탓에 올해 들어서는 다시 로또는 물론 즉석복권까지 매주 사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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