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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인터뷰]이완규 법제처장 "검수완박법, 포괄위임금지 위반… 위헌결정 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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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실체적 진실 규명 못하게 만들어
만 아이 통일·유아교육법 시행령 등 32개 대통령령 정비
소상공인 지원은 국가적 책무… 경영부담 규제 없앨 것
尹대통령과 대학·연수원 동기… 원칙 중요하게 생각

이완규 법제처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수완박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완규 법제처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수완박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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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개월째에 접어든 이완규 법제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79학번, 사법연수원 23기 동기라는 이유로 야당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임기 초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대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낼 때도 대통령의 최측근이 낸 의견이라며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시킨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은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심리 중인데,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처장은 이와 관련해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위헌 결정이 날 확률이 높다"고 자신했다. 민주당이 개정한 검찰청법이 헌법의 기본 원칙인 '포괄위임금지'를 위반했다는 게 이 처장의 생각이다.

이 처장은 법제처 소관 국정 과제로 선정된 법령 정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법제처는 올해 6월부터 ‘만 나이’로 기준을 통일하고, 청년의 구직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학력이나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의 경력도 실무경력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유아교육법 시행령’ 등 32개 대통령령, 총리령·부령 28건을 일괄정비했다. 이 처장은 "국민 삶에 직결되는 법령 정비 과제를 발굴해 일괄정비를 조속히 추진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처장과 진행한 인터뷰 일문일답.


-국정과제로 선정된 법령 정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정부 출범 첫해부터 조기 이행한 이유가 있나.

▲청년 경제활동 촉진, 소상공인 경영 부담 완화, 지방자치권 강화 등 코로나19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 소상공인 등 국민이 빠르게 정책 효과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신속하게 추진했다. 고의·중과실이 없는 소상공인의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처분 감경범위를 확대하는 내용 등 45건을 작년 말 정비했고, 법률에서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한 내용과 범위를 하위법령에서 제한하고 있는 16개 법령을 발굴·정비해 지방 자율성 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수완박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완규 법제처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수완박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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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나이’로 기준이 통일되는 것에 대한 반응이 좋다. 만 나이로 바뀌는 것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보완 작업은 이뤄지고 있나.

▲‘만 나이 통일’을 명문화하는 행정기본법과 민법이 6월 28일부터 시행된다. 만 나이 사용 문화가 우리 일상 속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등과 함께 다양한 대국민 캠페인을 집중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학생, 지역주민,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만 나이 사용에 대한 맞춤형 교육 및 홍보를 범부처 협업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연 나이’ 정비에 따른 보완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국민의 최대 관심사는 ‘경제 회복’이다.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규제 개선이 필요한 법·제도는 무엇인가.

▲우리나라 경제의 저변을 지탱하는 중요한 주체면서도 어려운 경제 상황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분들이 소상공인이다. 소상공인을 배려하고 지원하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기본적인 책무다. 법제처는 창업부터 폐업까지의 영업 단계마다 소상공인에게 불필요한 경영 부담이 되는 규제를 골라 없애 창업장벽을 낮추고 영업부담을 대폭 줄이는 법령 정비를 추진하고자 한다. 법제처가 돈을 풀어준다던가 세금을 감액해줄 수 없지만 소소한 곳에서 도울 수 있다면 계속 찾겠다.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이른바 ‘검수완박법’에 대한 의견은.

▲현행 검찰청법은 검사의 수사권을 제한하고 있다. 제 개인적인 예상은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고 본다. 법무부가 위헌사유로 주장한 여러 논점이 있지만, 적어도 ‘포괄위임금지’를 위반했다는 것은 반대론이 있을 수 없는 부분이다. 어느 기관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고, 그 수사권의 범위 등은 형사소송의 가장 기본적이며 형사소송의 기둥이다. 그런데 현재 검찰청법은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을 하면서 검찰 수사권을 경제범죄 등 큰 범주로 묶어서 세부적인 것은 대통령령으로 정했는데, 구체적인 기준 없이 '중요범죄'라는 개념으로 포괄적으로 위임했다. 그런데 중요범죄는 구체적 기준이 없으므로 대통령령으로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포괄위임은 국회의 입법권을 포기하는 것이어서 위헌성이 명백하기 때문에 위헌결정이 날 것이다.


이완규 법제처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수완박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이완규 법제처장이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와 만나 검수완박법 등 현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허영한 기자 young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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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서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할 때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무엇이 문제라고 봤고, 다시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수사권 조정 이후에 변호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형사사법시스템이 많이 망가졌다고 한다.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2020년 수사권 조정은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가 폐지됨에 따라 검사가 경찰의 수사를 직접 지휘하지 못하고, 보완수사만을 요구하도록 수사 주재자의 권한이 제한돼 사건의 실체 진실을 발견하기 어렵게 됐다는 것이다. 검사의 수사 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것이 수사권 남용의 통제를 통해 인권을 보호하라는 국가의 헌법적 의무와 실체 진실의 발견 및 범죄자 처벌의 요청 측면에서 적절한지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학과, 사법연수원 동기다. 그럼에도 불구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을 당시 반대를 했다. 이유가 뭐였나.

▲검찰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는 국가에서 검찰에게 요구하는 것은 공정성이다. 검찰이 수사할 때는 정치적으로 중립성을 가지고 판단해야 하고, 검찰이 올바로 설 수 있는 길은 인사권뿐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민주주의를 위해서 운동했던 사람들이 다시 정권을 잡았으니, 검찰 인사가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그런데 전 정부 첫 인사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승진 인사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이영렬 검사장, 법무부 검찰국장이던 안태근 검사장의 좌천인사였다. 아무리 청와대 인사라도 검찰청법에 정해진 검찰총장 협의와 법무부 장관의 제청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최소한의 절차는 지켜져야 하는데 그런 절차를 없애버리면 검찰의 앞날은 암울하다고 본 것이다. (이 처장은 당시 청와대의 일방적인 인사에 반발해 검찰을 떠났다.) 일부 언론에서는 당시 윤 지검장의 승진인사에 반발한 것이라고 했는데, 그게 아니라 검찰인사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절차 준수의 중요성을 말하기 위한 것이었다. 검사장 승진하고 나서 축하도 해줬다.


-윤 대통령과 얼마나 친했나. 가치관도 비슷한가.

▲대학교 때는 같은 반이었는데, 내가 재학 중에 군에 입대해서 학창시절을 같이 보내지는 못했다. 이후 사법연수원에 갔는데 대학 동기가 윤 대통령 포함해서 3명 밖에 없었다. 검사로 같이 임관하고, 대검연구관 때 대선자금 수사팀에서 함께 일하기도 했는데 그 후 윤 대통령은 수사 파트로, 나는 기획 파트로 가서 각자 하는 일을 잘 아니까 친해졌다. 윤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원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민주주의 원칙과 법치주의를 중요하게 본다. 나는 헌법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런 측면에서는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대담=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정리=허경준 기자]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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