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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남OO회는 없는데 왜 여OO회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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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우먼톡]남OO회는 없는데 왜 여OO회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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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망똘망한 눈망울의 여성 후배가 물었다. "여자들끼리 모여서 무얼 하나요?" 왜 남OO회는 없는데 여OO회는 있어야 하냐는 질문이다. 여성단체의 역할을 묻는 이들에게 설득력 있는 답변이 무엇일까 생각하던 중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의 만남의 자리를 떠올렸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며 미국 최초의 여성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은 세계 각국을 방문할 때마다 그 나라 여성 리더들과 별도의 간담회 시간을 마련해 이야기를 나눈다고 했다. 한국에서 열린 ‘신기원을 연 여성들과의 라운드 테이블’ 간담회엔 의사인 필자를 포함해 원로 정치인과 배우, 언론인, 기업인, 작가, 운동선수 등 7명이 모였다.

해리스 부통령의 모두 발언은 인상 깊었다. "나의 어머니는 네가 수행한 수많은 일이 지금은 첫 번째라 불리겠지만, 네가 그 일을 하는 마지막 여성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고 하셨다. 이 자리에 함께한 여러분은 바로 이 믿음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했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어진 간담회에선 여성으로서 어려움을 딛고 현재 위치에 도달하기까지의 노력과 힘들었던 점을 각자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나눴다. 40대 초반의 일하는 엄마는 아기를 키우고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며 겪는 애환을 이야기하며 참석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어마어마한 기업의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엄마로서의 일과 삶의 균형 잡기는 전 세계 공통의 어려운 문제이며 역시나 여성 혼자만이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이혼 후 독신 엄마로 사는 삶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독신 엄마와 그 자녀에 대한 사회적 편견 또한 사회가 변화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만만하지 않은 문제임을 절감했다. 현재 여성 국회의원 점유율이 19%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며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여성의원 할당제 도입 과정으로 변화는 시작했으나 더 개선돼야 한다는 원로 정치인의 말에도 고개를 끄덕였다.


1980년 3000명이었던 여의사는 3만4000명으로 11배 이상 증가했고 13.6%였던 여의사 점유율이 26%로 늘었지만 의사 단체, 병원과 대학의 장이나 주요 보직의 여성 비율은 여전히 매우 적다. 필자는 의료계 또한 양성평등으로 가기 위해 양적변화뿐 아니라 질적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료를 보니 2021년도 우리나라의 성별 격차지수는 156개국 중 102위이고 경제 부문 성 격차 지수가 123위로 유독 낮았다. 경제 부문 평가 세부 항목에 해당하는 고위 임원 및 관리직 여성 비율은 15.7%로 매우 낮아 세계 134위에 그쳤다. 남녀 임금 격차는 31.5%로 선진국 중 최고다.


한국 여성 지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행정부의 첫 번째 여성 부통령으로서 여성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고 활기를 찾아 스스로 지닌 포부를 찾아낼 때 그 사회의 민주주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여성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겠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는 플랫폼을 자처하며 양성평등을 위한 전 세계적인 연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진정한 양성평등을 실현해 남성과 여성이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며, 함께 더불어 사는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이 결론이 후배에게 답이 될 수 있을까 궁금해하며 조심스럽게 한 마디 덧붙였다. "여성의 섬세함과 뛰어난 공감 능력으로 제도가 놓치는 틈바구니를 찾아서 꼭 필요한 이들에게 꼭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적시에 제공하는 것 또한 우리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아닐까요?"


백현욱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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