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차완용 기자] "내 돈이었으면 이 가격에는 안 산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매입한 서울 미분양 아파트 고가 매입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일침을 가했다.
원 장관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LH가 악성 미분양 상태인 강북의 어느 아파트를 평균 분양가 대비 12% 할인된 가격으로 매입했다는 기사를 읽고 내부 보고를 통해 사실 확인을 했다"며 "세금이 아닌 내 돈이었다면 과연 지금 이 가격에 샀을까 이해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 혈세로 건설사의 이익을 보장해주고 도덕적 해이를 부추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LH는 지난달 취약계층을 위한 전세매입임대 사업의 일환으로 미분양이 발생한 서울의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대거 사들였다.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 아파트(전용면적 19~24㎡) 36가구와 서울 광진구 ‘안틸리아 자양’ 오피스텔 28실 등이다.
LH는 이들 아파트와 오피스텔을 매입하는데 180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들 아파트와 오피스텔은 주변 시세보다 30% 이상 비싸게 분양해 논란이 있던 곳들로 여론으로부터 질타받았다. 일각에서는 특정 시행사의 시장예측과 분양가 설정 실패를 정부가 세금으로 보전해 줬다는 불만마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원 장관은 "매입임대제도는 기존 주택을 매입해 주거 취약계층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임대하는 주거복지제도"라며 "같은 예산으로 더 많은 분께 혜택이 돌아가도록 운용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기준으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철저히 검토하고 매입임대제도 전반에 대해 국민적 눈높이에 맞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완용 기자 yongcha@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