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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만의 부의 승계]재산 상속 지렛대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수상한 내부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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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산그룹 ①
내부거래 매출 비중 97% 넘어…자생력 의문
3세 김성식 벽산 대표의 재원 마련 의혹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벽산그룹은 1951년 창업주인 고(故) 김인득 명예회장이 세운 동양물산이 모태다. 벽산이라는 이름은 1983년부터 사용했다. 과거 30대 그룹 반열에 올랐지만,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사세가 기울었다. 2010년 벽산건설 파산 후 건설업에서 손을 뗐다. 현재는 내화단열재·내장재 등 건자재 사업이 주력이다.


벽산그룹 모기업은 벽산이다. 익산·여주·화성·영동·음성·이천 등지의 6개 공장에서 다양한 종류의 단열재·천장재·외장재 등의 건축자재를 생산한다. 벽산그룹에는 모기업 벽산을 비롯해 하츠(환기시스템 및 주방기기), 인희(건축자재 유통), 벽산페인트(페인트 제조),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건축자재·철물·난방장치 도매), 인주로지스(물류업) 등이 포진해 있다.

벽산은 핵심 계열사인 하츠와 벽산페인트를 포함해 총 9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아이버티(정보통신), 다솔유알(폐기물재활용), INHEE VIETNAM Co.,Ltd(부동산개발업)도 벽산에 종속돼 있다. 이 가운데 상장된 기업은 하츠가 유일하다. 나머지 8곳은 비상장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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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격인 벽산의 최대주주는 김희철 회장이 아닌, 벽산의 비상장 계열사인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다. 29.30%의 벽산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는 건축자재와 난방장치 도매업이 주력이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의 주요 주주는 김 회장의 장남 김성식 벽산 대표와 차남 김찬식 벽산 부사장 형제다. 여기에 김 대표의 세 자녀인 주리·태인·태현씨 등 벽산가 3·4세 5명이 지분을 나란히 20%씩 갖고 있다. 벽산 오너 일가의 100% 개인회사인 셈이다. 재계에서는 김 회장이 장남인 김 대표에게 그룹을 물려주기 위해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를 활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벽산엘티씨엔터프라이즈가 벽산그룹 승계 지렛대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내부거래가 자리한다. 2010년 설립 직후부터 그룹 계열사 일감을 집중적으로 수주했다. 설립 3년째인 2013년에는 내부거래 비중이 94.18%(총매출 343억원·내부거래액 323억원)로 90%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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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일었지만 벽산 측은 90%대 내부거래율을 유지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2014년 96.22%(344억원·331억원), 2015년 95.39%(313억원·299억원), 2016년 94.23%(339억원·320억원), 2017년 90.02%(360억원·324억원), 2018년 97.22%(334억원·325억원), 2019년 93.69%(341억원·319억원), 2020년 96.69%(348억원·337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가장 최근인 2021년에 정점을 찍었다. 전체 매출 380억원 중 97.44%에 해당하는 371억원을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로 올렸다. 특히 벽산페인트·하츠와의 거래량이 상당하다.


물론 내부거래 비율이 높다고 반드시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꼭 필요한 거래를, 적절한 가격 등으로 했다면 비난 받을 일은 아니다. 다만 벽산의 내부거래가 이어지자 당국이 움직였다. 지난해 9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벽산그룹 사옥에 인력을 투입해 세무 관련 자료들을 조사했다. 조사를 진행한 조사4국은 조사1·2·3국과는 달리 일반적인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기업에 대한 비정기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곳이다. 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에 집중한다. 이른바 '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곳이다.


재계에서는 조사4국이 벽산그룹의 내부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봤다. 내부거래를 통한 부의 대물림 흔적을 조사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울지방국세청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 세금을 추징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벽산그룹 관계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세무조사는 끝났다”며 “특별세무조사였지만 정기세무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추징금과 관련 해선 즉답을 피했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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