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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 규모도 옛말, 日 파친코 줄도산…"코로나19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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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기기 도입에 중소·영세업계 부담
운영비 증가도 영향…산업 규모 절반으로 감소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일본에서 한때 '30조엔(약 300조원) 산업'으로 불리며 불황을 모른다던 파친코업계가 코로나19를 겪으며 휘청거리고있다. 중소·영세업체들은 고객 감소와 전기세 상승 등을 견디지 못하고 차례로 문을 닫고 있다. 대형 점포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가 재편될 계기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산업 자체의 몰락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25일 일본 신용조사업체인 '도쿄 쇼코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보통 '파친코 홀'이라 불리는 파친코 업소 도산 건수는 전년대비 2.1배 증가한 39건으로, 최근 10년 이래 최다건수를 기록했다. 파친코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제반 비용 상승이 기업 줄도산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시즈오카현의 한 파친코 업소.[이미지출처=아시베 그룹 페이스북 홈페이지]

일본 시즈오카현의 한 파친코 업소.[이미지출처=아시베 그룹 페이스북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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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쇼코 리서치는 무엇보다 팬데믹 시기 고객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스마트 슬롯머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영세기업들이 도산위기에 놓였다고 분석했다. 기존 슬롯머신 대부분이 손을 대서 조작하다보니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고객들의 발길이 끊어졌고, 이후 손으로 건드리지 않고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 슬롯머신'이 도입됐지만, 투자부담이 컸다는 것이다.


스마트 슬롯머신은 기존 기계보다 사행성이 높아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중소, 영세업체들은 이를 감당할 자금력이 부족해 스마트 슬롯머신 도입을 꺼렸다. 이후 스마트 슬롯머신과 구형 슬롯머신 사이에 기기 가동률과 매출이 차이가 심화되면서 매장 내 파친코 이용 고객이 스마트 머신 매장으로 몰리면서 영세업체들의 운영이 어려워졌다.


최근 급격히 상승한 물가와 일본 내 인구 감소 등도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저출산·고령화 심화와 맞물려 잠재적 고객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며, 전기세 인상 등으로 운영비용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 쇼코 리서치는 "거액의 자금투자로 스마트 머신을 도입해도 집객 회복이 될 가능성은 미지수"라며 "자금난을 겪는 업체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파친코 산업 규모 자체도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다. 공익재단법인 일본생산성본부의 레저백서에 따르면 2020년 파친코 시장 규모는 15조엔으로 집계됐다. 과거 30조엔을 넘어섰던 산업 전성기에 비해 절반으로 산업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일본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업소의 영업시간, 조명 밝기, 소음, 광고 홍보 등 사업 규칙을 법령에 명시하며 파친코 산업을 관리하고 있지만, 앞으로 지속적인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본격적인 산업구조 재편은 지금부터라는 전망도 나온다. 신형 스마트 파친코 기계가 오는 4월 출시를 앞두면서 재차 영세업체들의 도산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도쿄 소코 리서치는 "기계 유치에는 마찬가지로 거액의 예산이 들기 때문에, 일본 파친코 업계에 또다시 도태의 바람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파친코 업계에서는 사행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1차 줄도산이 있었다. 이후 2007년 업계 전반의 슬롯머신 교체로 자금이 부족한 영세업계가 도산하는 2차 도산기가 도래했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오락을 즐기는 인구가 급감한 이후 불황이 이어지는 중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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