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과생은 컴퓨터학과·문과생은 대학 브랜드 선호 현상

최근 3년간 주요 대학 정시모집 선호학과 분석
자연, 30개 선호학과 중 10개가 컴퓨터 관련
인문, 3년 연속 외국어 관련 학과가 최상위권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주요 대학 정시모집에서 자연계열은 취업률이 높은 학과를, 인문계열은 대학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2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지역 10개 대학(경희대·고려대·서강대·서울대·서울시립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양대)의 자연계열(의학계열 제외) 선호학과를 분석한 결과, 컴퓨터 관련 학과가 1위를 차지했다.

선호학과는 각 대학에서 경쟁률 1∼3위를 차지한 학과 총 30개를 집계한 기준이다.

자연계열에서는 컴퓨터 관련 학과가 10개 대학 인기 학과 30개 중 6개(20.0%)를 차지했으며, 2위는 반도체 관련 학과(4개·13.3%), 3위는 인공지능(AI) 관련 학과(3개·10.0%)였다.

2021학년도에는 생명, 컴퓨터, 식품 관련 학과 순으로 경쟁률 상위 학과가 많았고, 2022학년도에는 AI, 생명, 컴퓨터 학과 순이었다.

최근 3년간 이들 대학에서는 컴퓨터 관련 학과의 인기가 꾸준했고, 반도체 관련 학과가 올해 2위에 진입한 점이 특징이다. 건축, 기계 관련 학과 등은 각 대학 상위권 학과에서 밀리는 경향을 보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취업에 유리하고 정부정책, 대기업과 연계된 학과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공지능 관련 학과도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3일 일산 킨텍스 제2전시관에서 열린 경기도교육청 주관 2019학년도 정시모집 대비 대입상담박람회에서 학부모와 수험생이 입시 상담을 받고 있다./고양=김현민 기자 kimhyun81@

인문계열의 경우 최근 3년 연속 외국어 관련 학과가 각 대학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하면서 학과 특성보다는 대학 이름값을 더 선호하는 양상을 보였다.

서울지역 10개 주요 대학과 한국외국어대 등 11개 대학의 2023학년도 정시 경쟁률에서 외국어 계열(7개·20.6%)의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사회과학(6개), 경영(5개), 아동가족(3개) 교육(3개) 순으로 경쟁률 상위 학과가 많았다.

최근 3년간을 살펴봐도 인문계열 선호 학과 가운데 외국어 계열이 1위였으며, 사회과학이 2위, 경영이 3위였다.

임 대표는 "문과 학생들이 통합 수능에서 이과에 비해 불리한 점수를 받고, 이과에서 문과로의 교차지원이 늘어난 특성과 맞물려 특정 학과에 집중하기보다는 대학 브랜드를 선호하는 현상이 더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