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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책이 있긴 합니까" 설명회 찾은 '빌라왕' 피해자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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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곽민재 기자] "여기 모인 피해자들은 정부 대책이 나올 걸 기대하며 생업도 두고 온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런 소리 듣자고 온 게 아니라고요." (빌라왕 전세사기 피해자 A씨)


1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전세보증금 피해 임차인 설명회를 찾은 한 피해 임차인이 울분을 토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국토교통부는 전세 사기 피해자를 지원하고 ‘빌라왕’과 같은 사건을 예방하기 위한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고 했지만, 피해자들은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이 빠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차보증금 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설명회였지만 정작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만 나열됐다는 게 피해자들의 지적이다. 임차인 B씨는 "오늘 제시된 방안은 전세사기 피해자 카페에서 이미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정작 미가입 피해자 상당수는 빌라왕 김씨의 약 63억원 ‘조세채권’ 문제로 집을 경매에 부치지 못해 고통받는데 정부는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조세채권 법정기일보다 후에 전세계약을 진행한 경우에는 무잉여기각으로 경매가 진행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피해자들은 ‘셀프낙찰’ 조차 받지 못하고 기약 없이 높은 이자를 감당해야만 한다.


물론 세법 개정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임차인들은 이번 설명회에서는 ‘확인해보겠다’, ‘검토해보겠다’보다는 더 성의 있는 답변을 내놨어야 했다고 항의했다. 임차인 C씨는 "지난달 세종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 관계자와 논의한 끝에 사전질문을 받기로 했고, 조세채권 문제가 이날 질문 리스트에 포함됐었다"며 "대부분이 ‘검토 중’이고 ‘추진 중’이라는 답변만 내놓을 거면 추가설명회는 왜 열고 사전질문은 왜 받았나"고 반문했다.


임차인들의 질문과 항의가 쇄도하면서 이날 설명회는 당초 예정 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이상 진행됐다. 20~30대가 대부분인 이들은 내일이면 다시 바쁜 생업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섣불리 자리를 뜨기 어려웠을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는 청년세대 피해 임차인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이들은 본인의 잘못도 아닌데 전세보증금을 못 돌려받아 하루아침에 채무불이행자가 된 상황이다. 일상생활조차 불가능해진 청년들의 고통은 누구의 잘못일까. 확실한 것은 정부가 강조하는 대책 마련도 이미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셈이 됐다는 점이다. 경매조차 진행하지 못해 6~7%의 높은 이자를 떠안게 된 청년들의 고통 해소를 위해서 정부의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자수첩]"대책이 있긴 합니까" 설명회 찾은 '빌라왕' 피해자의 울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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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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