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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치 있었다면 압사 막았다"…전문가들이 본 이태원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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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국조 전문가 공청회 열어
참사 발생-대응-수습 전단계 문제점 비판

"현장 지원팀이 의학적 소견과 판단을 할 수 있는 구조가 없다."

"이태원 참사 같은 하나의 위험 이벤트들에 집중하고 있다."

"인파의 밀집도를 낮춰주는 경찰 조치가 있었다면."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10일 오후 국회에서 전문가 공청회를 열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참사를 예방하기 위해 재난 발생 직후부터 사후 수습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문제점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현장 의료 대응 시스템 개선 요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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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제를 맡은 의료 전문가 이경원 연세대의대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는 미국, 일본 등의 DMAT(재해의료지원팀) 체제를 예로 들며 이동식 중증 응급환자 이송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장 출동을 하면 DMAT 의사 한명 당 재난 응급의료에 대한 의학적 소견과 판단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이런 구조가 없다"며 "출동하고 그냥 환자를 한명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응급의료 정보 관리 체제를 언급하며 "응급의료 정보는 병상 정보, 응급수술, 시술 가능 정보, 인공호흡기 등 의료장비 가용 정보를 관리하지 영안실 정보는 관리하지 않는다"며 "그러니까 재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알아는 봐줬지만, 영안실 정보가 없으니까 이리 가라, 저리 가라 생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압사 재난 상황에 대한 대응 부족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재난 예방론을 다룬 김학경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교수는 "압사 재난에서의 두 가지 키워드는 밀집도와 인파의 흐름"이라며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의 위험성 인식 부족으로 인한 관리 정책의 부재가 군중 충돌을 가속화시켰고 이게 바로 군중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안타까운 점은 인파의 밀집도가 높아져서 상당히 많은 인파가 도로로 나왔는데 이 도로를 활용해서 인파의 밀집도를 낮춰주는 경찰의 조치가 있었다면 이태원 참사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 역할, 부처 간 협업 시스템 개선
이경원 연세대 응급의학과 교수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전문가 공청회에 참석, 발제와 토론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이경원 연세대 응급의학과 교수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참사 국정조사 전문가 공청회에 참석, 발제와 토론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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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구 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선임행정관은 "완만형 재난이 아니라 폭발형 재난, 붕괴라든가 화재, 방사능 누출, 선박 전복, 압사, 이런 것들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서 재난 관련 부처가 협업을 통해서 재난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조했다.


강 전 행정관은 대통령실의 재난관리 업무 전담 비서관을 검토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국정상황실에서는 정책현안 또 이슈 현안, 대응하기에도 굉장히 바쁘고 그런 상황에서 24시간 365일 재난 예방 대응, 대비를 고민하는 그런 조직이 대통령실에 반드시 있어야만 대통령이 재난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며 "또 국가 위기관리 수석실 수석급의 조직 신설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의 위기 관리 담당자가 실시간 영상을 보며 지휘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행정안정부의 역할도 강조하며 "지금 행안부, 경찰청, 서울청, 용산구청 어디도 제대로 상황관리가 되지 않았다"며 "재난관리 주관 기관인 행안부는 발령하지 않았고 중수본도 설치하지 않았고 중대본도 지연 설치했다"고 분석했다.


또 재난 전문가인 정상만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원장은 '역량 기반의 재난관리체계'와 함께 유관기관의 협업체계 강화를 강조했다. 그는 "중앙부처, 지방 행정기관, 경찰청서, 소방서, 서울교통공사, 이런 곳은 협업이 전혀 잘 안 됐다"라며 "사고 담당자가 112일지 119일지, 통합하든지 공유하든지 하는 방식을 통해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사 후가 아닌 참사 전 접근 방식 필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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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지호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전통적인 재난 대응 방식이 '개별 사건 중심'에 치중한 점을 비판했다. 또 각 부처 특정 그룹들의 책임성을 묻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차 교수는 "참사가 있고 나서 접근하는 부분이 아니고, 이미 있을 참사를 예측해서 미리 그 상황에 대해 분석하고 접근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공청회 자리에 피해자가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커뮤니티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상황 이후에 커뮤니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아시는 분들은 유가족분들과 그 지역의 커뮤니티에 있으신 분"이라며 "우리가 다음 재난을 대비하기 위해서 우리가 이 재난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분들이다"라고 말했다.


재난 대응을 위한 통신망 강화와 교육 체계 확립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소방 전문가인 변수남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는 재난안전통신망에 대한 개선을 지적하며 "참사 당일날 재난 안전 통신망을 사용했는지를 한번 확인을 해 봤는데 서울시에서는 단말기를 사용한 적이 없고 이와 비슷한 훈련도 한 적이 없다"며 "행안부가 직접 시도 또는 긴급 구조 기관만이라도 재난통신망 예산만이라도 직접 확보를 해서 배부식으로 가는 것이 빠르다"고 말했다. 또 국가 차원의 을지훈련 수준의 재난 대비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지자체장에게도 의무적으로 재난안전전문교육을 필수 이수하게 하는 등 재난교육체계에 대한 강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또 재난 전문가인 정종수 숭실대 재난안전관리학과 교수는 "재난관리를 위한 전문가가 지자체에 많지 않다"며 "우리나라는 전문성이 떨어진 방재안전직 1명으로 지자체가 운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참사의 경우를 예로 들며 "리더가 교체되는 시기가 매우 위험성이 있다"며 "업무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법 개정을 전면 개정할지, 일부 개정할지 등 세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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