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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스클럽]해병대의 자존심 세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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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사령관은 왜 4성 장군이 아닐까
尹 대통령, 해병대사령관 대장 격상 공약

[디펜스클럽]해병대의 자존심 세워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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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1949년 해병대 창설 당시 사령관의 계급은 중령이었다. 6·25전쟁과 월남전을 거치며 해병대는 ‘귀신 잡는 해병’이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위상이 올라갔다. 계급도 올라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9년 3성 장군이었던 강기천 중장을 대장으로 진급시키고 7대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이후 정광호(8대), 이병문(9대) 사령관도 대장으로 진급했다.


하지만 명예는 오래 가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북한 무장 공비들의 청와대 침투 사건인 '1·21 사태'를 겪고 해병대사령부를 해체했다. 5년 뒤 1973년 9월14일 국무회의에서 해병대는 해군에 통합됐다. 군 일각에서는 베트남전 공로로 영향력이 커진 해병대를 견제하고 5·16에 참여한 해병대 장군들이 반혁명 사건에 연루된 탓으로 봤다.

부작용은 곧바로 드러났다. 상륙작전 등 해병대의 작전을 대체할 군이 없었다. 1987년 해병대 사령부가 재창설된 이유다. 진가는 발휘됐다. 2010년 11월 북한과의 연평도 포격전이다. 철모에 불이 붙은 채 K-9 자주포로 반격에 나선 병사의 모습은 해병대 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서북도서사령부가 창설됐고 2019년에는 군인사법 개정으로 사령관이 다시 대장이 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지난해 11월에는 군기(軍旗)의 종류에 합참기와 육·해·공군기 외에 해병대기를 추가하는 군기령 개정안도 입법예고했고, 올해 초 개정령안을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은 해병대의 위상이 높다. 미 해병대 규모는 약 17만명이다. 여기에 최고의 스텔스전투기 F-35를 해병대용인 F-35B로 따로 제작할 배치할 정도다. 공·해군 못지않은 항공력이다.

해병대 조직내 유연성도 갖췄다. 지난해 8월 미 해병대 창설 246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4성 장군이 사령관으로 임명됐다. 미 해병대는 1941년까지만 해도 흑인 등 소수 민족에 대한 모집을 거부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미국 전 대통령이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에야 흑인의 해병대 지원이 가능해졌다.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은 지도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병대에 흑인을 모집하도록 했다. 해병대사령관의 진출도 눈에 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합참의장은 조셉 던포드 해병대사령관이다. 던포드 사령관은 2003년 이라크전에서 참전해 해병 제1 원정군의 5연대장을 맡았다. 이때 바그다드로 진격하는 공을 세워 ‘파이팅 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우리 해병대도 미국처럼 강력한 전력을 갖추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남았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해병대사령관을 대장으로 올리고 ‘4군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군 대장 보직은 합참의장, 육·해·공군 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군 지상작전사령관, 육군 제2작전사령관 등 7개다. 윤 대통령이 결심만 한다면 인사 규정을 고쳐 해병대사령관이 합참의장이나 연합사부사령관이 될 수도 있다.


숙제는 있다. 윤 대통령은 타군을 설득해야 한다. 타군은 해병대의 규모가 육군 1개 군단보다 작아 지휘체계가 맞지 않는다고 반발하고 있다. 또 저출산으로 병력이 부족한데 굳이 '별' 자리를 늘릴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현실을 살피면서 해병대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절묘한 수를 윤 대통령은 내놔야 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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