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 러시아 용병회사에 로켓·미사일 판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고 있는 러시아 민간 용병회사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에 따르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2일(현지시간) 전화 브리핑에서 "북한이 지난달 와그너 그룹이 사용할 보병용 로켓과 미사일을 러시아에 전달했다. 1차 무기 인도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전달한 무기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 장비를 공급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와그너 그룹에 대한 무기 인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간 미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고 경계해왔다. 지난달에는 러시아에 상당량의 포탄을 중동 혹은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으로 위장해 공급한 정보가 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이 수장으로 있는 와그너 그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돕는 용병회사다. 현재 미국은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에 죄수들을 포함해 총 5만명의 용병을 배치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커비 조정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고전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와그너 그룹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며 와그너 그룹이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 전투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전날 와그너 그룹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한 데 이어, 조만간 추가 제재 조치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커비 조정관은 북한의 무기 판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북한 정부 관리들은 공개적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와그너 그룹에 무기를 인도했다.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안보리에서 북한의 대북 결의 위반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같은 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항만을 봉쇄하는 데 기여한 러시아 방산업체 10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 과학원 시르쇼프 해양학연구소 등이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전날 미국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대러 제재를 촉구한 직후 이뤄졌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