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얼어붙은 강추위…밖에서 일하는 야외 작업자
저체온증·동상 등 한랭질환 취약…지난해 보다 환자 더 늘어
기상청, 앞으로 더 춥다…"한파특보 확대 발표 가능성 있어"

14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폐지 줍는 일을 하는 70대 여성 노인이 얼어 붙은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있다. 이 노인은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을 일하며, 최근 최강 한파로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14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폐지 줍는 일을 하는 70대 여성 노인이 얼어 붙은 자신의 손을 보여주고 있다. 이 노인은 하루 평균 12시간 이상을 일하며, 최근 최강 한파로 너무 힘들다고 토로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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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손이 다 얼었어…요즘 같은 날씨에는 진짜 너무 힘들지."


14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인근에서 만난 폐지 줍는 70대 여성 김모씨는 "최근 한파 속 일 하는 게 너무 힘들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두꺼운 옷을 두 겹 세 겹 껴입고 식당에서 나온 쓰레기들을 줍고 있었다.

김 씨는 "며칠 전 폐지를 줍다가 손을 다쳤는데, 추워서 그런지 약을 발라도 그대로다"라며 "너무 추워서 말도 잘 못하겠다"고 말했다. 노인은 자신의 노동 시간에 대해 "저녁 6시에 나와 다음날 새벽 5시에 고물상으로 가서, 폐지를 팔고 끝난다"면서 "바람이 너무 불고 정말 너무 춥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극의 한기가 밀려오며 14일 서울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19.7도까지 떨어졌다. 폐지 줍는 노인을 만났을 당시 온도는 오후 6시 기준 영하 8도로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안팎으로 예상됐다. 이 노인의 경우 하루 종일 밖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체감 온도 영하 20도 수준의 한파를 온몸으로 겪고 있는 셈이다.

체감온도 영하 20도 안팎을 넘나들던 14일, 70대 여성이 폐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체감온도 영하 20도 안팎을 넘나들던 14일, 70대 여성이 폐지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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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인 15일은 한파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강풍 등 바람이 불편 체감온도는 더욱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야외 노동자들은 온몸이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전동 킥보드 정리 일을 하는 29살 박모씨는 "온종일 밖에서 일한다"면서 "킥보드를 보통 200~300개 정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핫팩을 몇 개 준비해서 몸 이곳저곳에 넣고 다니는데, 그래도 추운 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박 씨의 경우 장갑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킥보드를 직접 손으로 만지고 이동을 해야 하는 등 상황으로 손가락 마디 부분은 그대로 노출된 장갑을 끼고 있었다. 그는 "이제 더 추워진다고 하는데…별수 있나, 그냥 참고 일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50대 여성이 전단을 배포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14일 오후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50대 여성이 전단을 배포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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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전단을 배포하는 일을 하는 최모씨(64)도 최근 한파로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최씨는 "겨울에 밖에서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면서 "한파일 때 바람까지 불면, 몸이 너무 얼어서 움직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사람들이 전단지를 잘 받아줘서 빨리 일을 끝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분초를 다투는 택배 노동자들은 더 빨리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 계속 뛰어다녔다. 연신 흐르는 땀이 강풍에 다시 마르면서 감기에 걸릴 수 있는 최적의 악조건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한 택배 기사는 "추워도 빨리 배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쉴새 없이 물건을 날랐다.


매서운 칼바람…뚝 뚝 떨어지는 체감온도, 저체온증 주의해야

강추위가 찾아온 만큼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질병은 한랭질환이다. 저체온증을 유발하는 이 증상은 체온이 35도 이하로 내려가는 것으로, 체온이 32도 이하로 떨어지면 의식이 없어지면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여기에 동상은 피부 조직이 얼어버려 혈액 공급이 없어져 생기는 질환으로, 심하면 근육이나 뼈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7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겨울철에 한랭질환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는 총 45명이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9명, 쓰레기 수거 등 위생업 8명, 도소매 및 소비자용품 수리업 6명 등으로 대부분 야외 작업자에게 발생했다. 겨울철 야외에서 오랫동안 작업할 때는 혈관 수축에 따른 혈압 상승으로 인한 심뇌혈관 질환, 빙판 미끄러짐 골절상 등에도 주의해야 한다.


배달 라이더 등 택배 기사들이 이용하는 오토바이가 길가 한 켠에 주차되어있다. 최강 한파 속 강풍이 불면 더 힘들다고 기사들은 토로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배달 라이더 등 택배 기사들이 이용하는 오토바이가 길가 한 켠에 주차되어있다. 최강 한파 속 강풍이 불면 더 힘들다고 기사들은 토로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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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12월 최강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한랭질환자도 늘고 있는 상황이다.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3일까지 집계한 한랭질환자는 3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4명보다 9명 많다. 추정 사망자는 3명이다. 한랭지환 환자 64%(21명) 남성, 36%(12명)는 여성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이 48.5%(16명)에 달했다. 직업은 미상이 15명(45.5%)으로 가장 많았고, 무직(노숙인 제외)이 12명(36.4%)으로 뒤를 이었다.


질환별 현황은 저체온증이 28명(85%)으로 가장 많다. 이어 동상 3명(9%), 기타 2명(6%) 순이었다.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전 6시부터 9시 사이(8명·24.2%)다. 발생 장소는 실외가 75.8%(25명), 실내가 24.2%(8명)로 나타났다.


실외에서는 길가(10명)에서 주로 나왔다. 지난 절기(2021~2022년 겨울철) 신고된 한랭질환자는 300명으로 전년 대비 30.7% 감소했지만, 사망자는 9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28.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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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한파가 찾아온 만큼,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야외 노동자들을 위한 관련 조처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한파는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17일과 18일 기온 급강하로 올 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한파특보가 확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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