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관 1명이 전자감독 대상자 18명 관리
법무부, 전자감독 인력 충원·고위험자용 전자장치 개발

[아시아경제 박현주 기자] '전자감독 시스템 무용론'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착용 대상자가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로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사건이 발생하면서다.


14일 경찰에 따르면 술에 취해 여성을 살해하고 달아난 40대 남성 박모씨가 최근 검거됐다. 그는 성폭력 전과로 전자발찌를 부착한 보호관찰대상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발찌를 훼손하려 했으나 실패한 박씨는 범행 후 도주하면서 어머니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어머니는 A씨가 다니던 알코올 중독센터에 이 사실을 전했고, 센터 측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해 A씨를 긴급체포했다.

지난달 말에도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강도 범행을 저지른 사례가 있었다. 40대 남성 A씨는 야간 외출 제한 조치를 어기고 심야 시간대 노래방에 들어가 흉기로 주인을 위협해 휴대전화와 카드 등을 훔쳤다. 범행 뒤 A씨는 공업용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훼손한 뒤 도주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해 홍보체험관 내 전시된 전자발찌 설명을 듣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11일 서울 동대문구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를 방문해 홍보체험관 내 전시된 전자발찌 설명을 듣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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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발찌 감독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은 지속해서 나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전자감독 대상자가 전자감독 기간 중 동종범죄로 재범한 비율은 최근 3년간 매년 1%대를 기록했지만, 전자발찌 훼손 사례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전자발찌 훼손 건수는 19건에 달한다.

전자발찌 불신론에 불을 지핀 것은 강윤성의 연쇄살인이었다. 전과 14범인 강윤성은 가석방 기간인 지난해 8월 전자발찌를 부착한 채로 자택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했다. 그 이튿날에는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던 중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다.


논란이 계속되자 법무부는 '고위험자용 전자장치'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외형을 금속으로 만들어 훼손 의지를 최소화하고, 금속 내장재도 7겹에서 15겹으로 강화한다. 미성년자 연쇄 성폭행범 김근식이 출소 후 이 장치를 부착할 예정이었으나 출소 직전 또 다른 범죄사실이 드러나 재구속됐다. 법무부는 김근식과 같은 고위험자에 대해 새로 개발되는 고위험자용 전자장치를 부착할 예정이다.


다만 '전자발찌 재질 강화'가 훼손 방지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는 전자감독제도가 시행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전자발찌 재질을 강화했지만, 공업용 절단기를 활용해 전자발찌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 재질을 강화해 내구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전자발찌 훼손 및 도주, 나아가 범행 가능성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부족한 전자감독 관리인력 역시 고질적인 문제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자감독 대상자는 4316명이지만, 관리인력은 지난 7월 말 기준 418명이다. 일대일 전자감독 관리인력과 수사요원 등을 제외하면 보호관찰관 1명이 전자감독 대상자 18.3명을 관리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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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는 지속해서 전자감독 인력을 충원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행정안전부는 통합활용정원제를 통해 범죄자 재범방지를 위한 전자감독과 마약사범 직접수사·지하웹 전담수사 등 분야에 274명을 보강하기로 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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