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 반도체 제재 보폭 맞추는 일·네덜란드…韓 반도체는 '예의주시'
미국 이어 일본, 네덜란드도 중국 압박 동참
세계 5대 장비사, 수출 규제권 포함되나
중국 내 한국 기업 영향은 현 수준 예상
미·중 패권 경쟁에 장기 리스크는 지속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 반도체 제재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업계는 제재 핵심 축이 미국인 만큼 현 제재 수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에 국내 영향이 악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다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은 장기 위험 요소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전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본과 네덜란드가 수주 안에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해당 보도 이후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네덜란드를 포함한 여러 국가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하는 미국의 압박이 한 층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 발언이다.
일본 도쿄일렉트론과 네덜란드 ASML이 미국 제재에 동참할 경우 미국 어플라이드머리티얼즈와 램리서치, KLA에 이어 세계 5대 장비사가 모두 수출 통제권에 들어서게 된다. 이들 반도체 장비사가 차지하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79.5%로 압도적이다. 일본과 네덜란드의 동참 수준이 어떤 규제를 포함할지 미정이지만 미국과 보폭을 맞출 경우 중국이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이같은 상황으로 중국 기업의 타격이 불가피하지만 국내 기업은 별개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제재 수위 관련) 구체화한 부분이 없어서 영향을 평가하기 어렵지만 미국 주도 하에 이뤄지는 상황이기에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보다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중국 내 외국 기업은 규제 유예를 받았던 것처럼 현재처럼 동일한 수준의 규제가 이어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0월 1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D램과 128단 이상 낸드, 14㎚ 이하 로직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반도체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이때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과 대만 TSMC에는 1년간 장비 수출 규제를 피할 수 있도록 유예 조치를 했다.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은 국내 업계에 여전히 부정적인 요소다. 미국이 동맹국을 동원해 중국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중국도 이에 맞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반도체 수출 규제가 무역 교란을 낳는다며 미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했다고 전날 밝혔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위해 1조위안(약 186조6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소식도 같은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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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WTO에 제소하더라도 문제 해결이 안 될 것을 중국이 알고 있을 텐데 그럼에도 실행한 것은 맞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부적으로 보인 것과 같다"며 "새해에도 미·중 갈등은 격화될 것이기에 국내 영향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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