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주의 의무 게을리" 약 투여 지시한 전문의 금고 1년·집유 3년
대법 "전공의 경험 미흡 등 합리적 지시 아닌 점 살펴 판결해야"

‘부작용 약물’ 투여 환자 사망… 강남세브란스 전문의 2심 재판 다시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장폐색 환자에게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대장정결제를 투여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남세브란스 병원 의사가 2심 재판을 다시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강남세브란스 병원 의사 정모씨와 강모씨에게 각각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다.

정씨와 강씨는 2016년 대장암이 의심돼 입원한 환자 A씨에게 내시경 검사를 하기 위해 대장정결제를 투여해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주치의였던 내과 교수 정씨는 전공의인 강씨의 보고를 받고 대장정결제 투여를 승인했는데, 이 약은 장폐색 환자에게 치명적인 부작용이 있어 원칙적으로 투여가 금지되는 약물이었다.

재판에서는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다른 의사에게 의료행위를 위임했을 때, 위임받은 의사의 과실로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위임한 의사에게 인정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됐다.


1심은 두 사람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정씨에게 금고 10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하고, 강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며 두 사람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A씨가 기저질환이 있었고 고령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정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3년, 강씨에게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위임의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이를 인식했거나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볼 만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위임한 의사는 위임받은 의사의 과실로 환자에게 발생한 결과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AD

재판부는 "전문의인 정씨에게 주의의무 위반에 따른 책임을 인정하려면, 전공의인 강씨가 소화기내과 위장관 부분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미흡했거나 기존 경력에 비춰 적절한 업무수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해 장정결 처방 및 그에 관한 설명을 위임한 것이 합리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 있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