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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기중기 부순 ‘쌍용차 노조’… 대법 "정당방위, 책임 여부 다시 판단"

최종수정 2022.11.30 14:36 기사입력 2022.11.30 14:36

2009년 쌍용차 파업’ 1·2심 "정당성 갖추지 못해 위법"
대법 "경찰 과잉진압, 파손 인한 손해 몰랐다면 통상손해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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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경준 기자] 경찰이 쌍용자동차 파업과 관련해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상고심에서 뒤집혔다. 불법 집회 및 시위라 할지라도 그에 대한 과잉진압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정당방위 성립 여부에 관해 다시 심리해 손해배상책임 인정 여부를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0일 정부가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노조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쌍용차 노동자들은 사측이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근로자를 감축하는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하자 이에 맞서 평택공장을 점거하며 2009년 5월부터 8월까지 77일간 파업을 벌였다.


당시 노조는 화염병, 볼트 새총, 벽돌, 쇠파이프 등을 사용해 사측 관계자들과 경찰이 공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았고, 이를 진압하려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헬기, 기중기 등이 파손됐고 경찰관과 노조원 다수가 부상을 당했다.


이에 경찰은 쌍용차 파업 강제 진압과정에서 헬기와 기중기 등이 파손당했다며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17억여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쌍용차지부 노조의 파업은 목적과 수단에 있어 정당성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며 "폭력적인 방법으로 파업에 가담한 쌍용차지부 노조 등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 경찰에 14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대부분 유지하면서 경찰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재판부는 헬기와 기중기 등 장비 관련 손해액을 1심보다 낮게 인정해 경찰에 배상해야 할 보상금을 11억6000만원으로 줄였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경찰이 점거 파업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헬기를 이용해 최루액을 공중 살포하거나 헬기 하강풍을 옥외에 있는 사람에게 직접 노출시킨 것은 경찰장비를 위법하게 사용한 것으로써 적법한 직무수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여지가 있어 노조가 이에 대한 방어로서 저항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손상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경찰관이 농성 진압의 과정에서 경찰장비를 위법하게 사용함으로써 그 직무수행이 적법한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면, 상대방이 그로 인한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면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대항하는 과정에서 그 경찰장비를 손상시켰더라도 이는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기중기 파손과 관련해서는 "위법한 가해행위로 인해 영업용 물건이 손괴됐더라도 가해자가 그 물건을 이용해 얻을 수 있었던 영업수익이 상실될 수 있다는 사정을 통상적으로 예견할 수 없었다면 기중기 임대인의 휴업손해 부분을 통상손해로 봐선 안 된다"고 판시했다.


또 대법원은 노조에 기중기 손해의 책임 비율을 80%로 인정한 원심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통상적으로 무거운 짐을 들어 올려 느린 속도로 이동시키는 용도로 사용되는 고가의 장비인 기중기를 용법을 벗어난 방법으로 사용했다면 그 손상에 관한 원고(경찰)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며 "고가의 장비 손상은 불법 집회·시위에 통상 수반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예견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다는 사정도 참작해 그 책임을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봤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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