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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美 역대급 할인? 블프가 되면 들끓는 건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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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다이어리_뉴욕에서 미국 일상 속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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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최대 쇼핑 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를 맞이했다. 추수감사절과 그다음 날인 블랙프라이데이로 이어지는 이 시기는 연말 쇼핑 대목으로 통하지만, '소비의 나라'라는 별칭이 무색하게도 분위기는 예전만 못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거치며 온라인으로 쇼핑의 무게중심이 확실히 넘어간 데다, 40년 만의 최악인 미국의 인플레이션까지 최근 가계 소비행태에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블랙프라이데이 당일인 25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주요 쇼핑가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전 상품 40% 할인’ '최대 50% 할인' 플래카드를 내건 일부 매장에는 손님이 대거 몰렸지만, 구입까지 완료한 후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한 지인은 “제품 상태만 매장에서 확인해보려고 온 것”이라며 “나중에 온라인으로 사는 게 훨씬 싸다”고 귀띔했다. 메이시스 백화점의 한 의류매장 직원은 “기대만큼 손님이 많진 않다”면서 “오히려 비싼 제품엔 줄이 늘어선다. 아니면 아예 할인 폭이 정말 커야만 팔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 둔화 우려 속에 쇼핑 대목만 기대해온 유통가엔 다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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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에 미국 유통가가 경계하는 것은 따로 있다. 바로 '도둑질'이다. 이날 방문한 맨해튼 내 할인점 티제이맥스 매장 곳곳에는 이중으로 도난방지 끈을 달아놓은 품목들이 평소보다 많이 확인됐다. 80달러 이상 겨울 외투들은 대부분 이중장치가 붙어있었다. 들뜬 연휴 분위기, 대대적인 할인, 대거 몰리는 쇼핑객들만큼 상품 도난도 무섭게 급증하는 시기가 이맘때라는 게 티제이맥스 측의 설명이다. 월그린스, 유니클로, 나이키 등 대부분의 매장에서도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이해 보안인력 규모를 대폭 늘린 게 확인됐다.


전미소매연맹이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미 유통업계에서 도난 등으로 발생한 손실 규모는 무려 945억달러(약 126조44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조직화한 상품 도난'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급증했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가 포함된 4분기 쇼핑 시즌이면 이러한 도둑질은 더욱 들끓는다고 한다.


앞서 '유통 공룡' 타깃이 실적발표 자리에서 올 한해 상품 도난에 따른 손실 규모가 6억달러를 훨씬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한 이유가 여기 있다. 지난 3분기 타깃의 순이익이 7억달러 선임을 고려할 때 무려 한 분기 이익이 상품 도난으로 사라지는 셈이다. 또한 타깃 측은 6억달러 가운데 2억달러 이상이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약국 체인 라이트 에이드의 헤이워드 도너건 최고경영자(CEO) 역시 상품 도난 등에 따른 비용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가 특히 뉴욕시에서 심각하다고도 전했다. 뉴욕시경(NYPD)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점 절도 신고는 전년 대비 36% 급증했다. 현지 언론들은 도난 상품이 재판매되고 있는 상황을 보도하기도 했다. 1000달러 미만의 절도를 경범죄로 간주한 법 등이 이러한 범죄를 더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잇따른다.


이에 최근 들어 미국 유통가는 감시 카메라를 한층 확대하고 보안 인력을 대폭 늘리는 등 도난 예방에 많은 예산을 쏟아붓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조직화한 도난에 대응하는 팀을 별도로 구성하는 기업들도 점점 늘고 있다. 타깃의 경영진은 자사 사업을 위축시키는 많은 요인 중 도난이 핵심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 부담은 기업만의 몫일까. 결국 이는 어떻게든 '보통의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 될 것이란 사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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