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등 중증질환 여부도 활용
생계급여 선정 기준 단계적 상향 추진
1인 고독사 예방체계도 갖추기로

'세 모녀 사건' 더는 없도록…질병·채무 정보로 위기상황 파악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정부가 위기가구 발굴 정보에 재난적 의료비 지원 여부, 중증질환 산정특례 여부 등을 새롭게 추가해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강화한다. 이들에 대한 충분한 지원을 위해 생계급여 선정 기준의 단계적 상향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24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위기가구를 정확히 발굴하는 것은 물론 신속하고 두텁게 지원하고, 1인 가구 등 신(新) 복지 사각지대에 대응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2014년 위기 상황임에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지난 8월21일 '수원 세 모녀'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복지부는 9월부터 '발굴·지원체계 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해 전문가, 복지 종사자,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하며 개선방안을 논의하고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


중증질환 등 질병 정보 발굴에 활용…채무정보 입수 기준 확대

우선 정부는 정확한 위기가구 발굴을 위해 활용 정보를 질병, 채무, 고용 등으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단전·단수·건보료 체납 등 34종의 정보를 활용해 위기가구를 발굴했지만, 이달부터 5종, 내년 하반기에는 5종의 정보가 추가된다. 질병의 경우 중증질환 등은 치료·간병이나 실직으로 인한 소득 단절로 이어져 경제적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재난적 의료비 지원 여부, 중증질환 산정특례 여부 등 정보를 활용해 경제위기 우려 대상을 발굴한다.

경제위축과 고금리 탓에 채무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을 고려해 채무 정보 입수 기준을 확대하고 채무액과 채무조정정보를 새롭게 입수한다. 연체 정보 입수 기준은 최근 2년간 연체 금액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에서 '1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로 확대된다. 아울러 기존에는 단수, 단가스 정보만을 위기 정보로 활용했지만, 내년 하반기부터는 수도·가스요금 체납 정보도 함께 활용한다.


정부는 개인이 아닌 세대 단위로 복지 사각지대를 발굴할 수 있도록 발굴 모형도 개선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개인 단위 모형에서 발굴할 수 없었던 위기 가구를 발견할 수 있다는 취지다. 쪽방에 사는 2인 가구 A씨는 암 환자이며, 아들 B씨는 건보료 체납과 대출금 연체 및 채무조정절차 중지로 위기 상황에 처해있지만, 현재의 개인 모형으로는 A씨는 주거취약 정보, B씨는 건보료 체납, 대출금 연체 정보만 입수돼 발굴 대상자로 선정되기가 비교적 어렵다. 이번 대책으로 A씨의 암 환자 등록 정보, B씨의 채무조정 중지 정보가 새롭게 입수돼 발굴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다.

'세 모녀 사건' 더는 없도록…질병·채무 정보로 위기상황 파악 원본보기 아이콘

'연락두절' 가구 신속 파악…지원 보장성 강화

신속하고 두터운 지원을 위해서 정부는 빈 집·연락두절 가구의 소재를 빠르게 파악하도록 개선했다. 행정안전부, 통신사 등 관계기관이 보유한 발굴 대상자의 연락처, 다가구주택 등 동·호수 정보를 연계하고 전입신고서의 서식을 개정해 세대주뿐만 아니라 세대원의 연락처도 입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빠른 위기가구 발굴 후 충분한 지원을 위해 기초생활보장의 보장성 강화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정부는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기준 중위소득 35%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초생활보장 실태조사 급여 적정성 평가를 통해 필요성을 검토하고, 내년 8월 '제3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 선정 기준 상향 종합 로드맵을 포함할 수 있도록 추진한다.


아울러 내년 기준 중위소득은 2015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5.47%)으로 인상된다. 4인 가구 기준 올해 512만1000원에서 내년 540만1000원으로 오른다. 기준 중위소득은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등 급여별 선정 기준에 활용된다.


정부는 어디서나 긴급복지를 받을 수 있도록 주민등록지 외 실거주지의 시·군·구청에서도 긴급복지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할 예정이다.


신(新) 복지 사각지대 맞춤형 대응

1인 가구, 자립준비청년, 가족돌봄청년 등 사회환경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새로운 복지 수요 대응책도 마련됐다. 먼저 1인 가구 중심의 가족 구조 변화에 대응해 고독사 예방·관리체계가 구축된다. 정부는 올해 말 향후 5년간의 고독사 정책 추진과제를 담은 '고독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 12월까지 '국가 고독사 위기대응 시스템'을 마련한다.


장애나 정신·신체 등 질병을 가진 가족을 돌보는 가족돌봄청년에 대해서는 올해 4월과 8월 실태조사 결과를 통대로 발굴·지원 체계를 마련해나갈 계획이다. 정부는 내년 '가족돌봄청년 맞춤형 시범사업'을 실시해 돌봄, 간병, 병원 동행 등 청년 개인별 복지 수요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AD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경제적 위기 상황에 놓였으나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정보연계, 민·관 협력 등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통해 위기가구를 찾아 지원하겠다"며 "사각지대 발굴 후 두터운 지원을 위한 보장성 강화방안도 지속 검토해 보다 촘촘하고 세심한 정책으로 약자복지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