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헝가리 총리, 목에 두른 '제국주의' 스카프 논란…우크라 항의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19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영토 표시
우크라·루마니아 등 사과요구…"용납 못해"

[이미지출처= 트위터]

[이미지출처= 트위터]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19세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도가 그려진 스카프를 두른 사진이 공개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등 주변국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해당 지도에는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일부 지역이 헝가리 영토로 표현돼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외교적 마찰을 자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와 그리스의 축구경기가 열렸던 지난 20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지도가 그려진 스카프를 걸친 채 헝가리 축구선수들을 격려하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이후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외교부에서 공식적인 항의가 들어왔다.

해당 스카프에 그려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19세기 초부터 1차세계대전 이전까지 동유럽 대부분 지역을 통치했던 제국을 의미한다. 현재의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슬로바키아 전체와 루마니아 및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도 다스렸던 국가로 현재 헝가리 영토보다 7배나 넓은 제국이었다.


올레그 니콜레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오르반 총리의 행동이 용납될 수 없으며 헝가리 대사를 키이우로 소환할 것"이라며 "헝가리의 '현상변경(revisionist)' 사상은 우크라이나와 헝가리 양국 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며 유럽 정치 원칙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루마니아 외교부도 성명을 통해 "루마니아와 헝가리가 약속과 다른, 어떠한 현상변경에 대한 표현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항의했다. 이어 루마니아 주재 헝가리 대사를 불러 오르반 총리의 행동에 대한 단호한 반대의 목소리를 전했다고 밝혔다.

현상변경 사상은 유럽에서 과거 자국 영토였던 지역을 회복하려는 극우 민족주의 집단들이 주창해오고 있으며, 대표적인 우익 민족주의 정치가인 오르반 총리도 줄곧 과거 영토 및 영광의 회복을 강조해온 바 있다.


오르반 총리는 양국의 항의에 대해 "헝가리인들이 살고 있는 모든 곳이 헝가리 팀"이라며 "축구는 정치가 아니다.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할 뿐"이라고 항변했다. 루마니아에는 약 120만명의 헝가리인이, 우크라이나 서부에는 약 15만명이 살고 있음을 강조한 것이지만, 양국에서는 극우 정치인인 오르반 총리가 은연 중에 민족 정체성을 강조하며 옛 영토에 대한 회복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한편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에서 12년 넘게 장기집권 중인 유럽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가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는 노골적인 친러시아, 친푸틴 성향을 보여왔다. 그는 반이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유럽의 도널드 트럼프'라 불려왔으며 언론 통제와 성소수자 차별 등 인권문제로 EU와 마찰을 빚어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EU의 대러제재에도 줄곧 반대 입장을 보여 주변국과 마찰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