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치고 美-EU...바뀌는 글로벌 교역 지도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중국을 제치고 유럽이 미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무기화하면서 유럽 국가들의 '에너지 탈(脫)러시아' 행보가 이어진 결과다. 중국에 진출한 유럽 기업들은 생산 기지를 미국으로 옮기는 흐름도 뚜렷해지는 등 서방 세력과 러시아·중국 간 긴장 고조가 글로벌 교역 지도를 바꾸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악화된 미·중 관계가 대서양을 가로지르는 동맹국들을 더 가깝게 만들면서 미국과 유럽 간 무역·투자 호황기를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공급망 분석업체 프로젝트 44에 따르면 미 동부 항만인 뉴욕항과 뉴저지항의 9월 컨테이너 물동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유럽에서 미국으로 들어가는 관문인 이들 동안의 물동량은 북미 최대 항만인 서안(로스앤젤레스(LA)항·롱비치항)의 물동량도 추월하며,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항만이 됐다.
이는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중국을 제치고 유럽이 급부상한 결과다. 유럽의 대표적인 제조 강국인 독일의 대미 수출은 지난 9월 전년 동월 대비 50% 가까이 급증했다. 유로화 약세로 미국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는 유럽 기업들의 경쟁력이 커진데다, 값싼 에너지를 찾아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와 캐나다 등 북미 지역으로 진출하는 유럽 기업들도 늘어난 영향이다.
컨설팅 업체 로듐은 독일 중소기업들이 경쟁 격화와 인건비 상승, 코로나19 봉쇄 규제에 직격탄을 입은 중국을 떠나 생산처를 다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을 무기화하면서 역풍을 맞자 유럽 경제의 무역 방식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연간 약 110억 유로의 매출을 올리는 벨기에 소재 화학회사 솔베이 SA가 이같은 변화의 대표적인 예다. 솔베이 SA는 당초 중국에 진출하기로 한 전략을 수정하고,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을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투자 규모만 8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솔베이 SA의 일함 카디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지정학적 맥락에서 보면 (중국 보다) 미국 시장이 우선 선택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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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투자도 활성화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분기(4~6월) 미국은 740억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를 받았는데 이는 중국이 받은 FDI 규모 460억달러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독일기계공학산업협회(VDMA)의 수석 경제학자 랄프 위처스는 "지난해 코로나19 봉쇄로 중국 내 경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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