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아이거 CEO 복귀…'위기의 디즈니' 구원투수로
2년9개월만에 경영 일선 복귀…디즈니, OTT 분야에서 2조원 손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월트디즈니가 회계연도 4분기(7~9월)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10여년 간 디즈니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를 다시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아이거는 CEO에서 물러난 지 2년 9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다.
디즈니가 사퇴한 밥 차페크 현 CEO의 후임으로 아이거를 선임했다고 미 경제매체 CN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거는 2020년 2월 차페크에게 CEO 자리를 물려주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12월 말에는 칼라일 그룹과 프록터앤드갬블(P&G)에서 임원을 지낸 수전 아널드에게 이사회 의장 자리도 넘겼다. 이사회 의장 사임을 기준으로 하면 11개월 만의 디즈니 복귀인 셈이다.
디즈니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아이거가 복잡하고 중요한 변화의 시기에 직면한 디즈니를 잘 이끌어나갈 유일한 인물이라고 결론지었다"며 그가 향후 2년간 CEO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 부문에서 손실 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디즈니에 큰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디즈니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가 속한 스트리밍 사업부는 4분기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4분기 들어 디즈니플러스의 전 세계 가입자는 1210만명이나 늘었으나 아직 구독자 증가가 이익으로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설명했다.
디즈니의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4분기 디즈니의 매출은 전년 대비 9% 증가한 201억5000만달러로, 시장의 예상치(212억4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주당 순이익(EPS)도 0.3달러로 시장의 예상치(0.5달러)에 못 미쳤다.
아이거는 어닝미스를 기록한 디즈니의 구원투수로 활약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외신은 "현재 디즈니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스트리밍 경쟁과 경기 침체, 고금리에 맞서 대규모 비용 절감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거는 1974년 ABC에 입사한 뒤 여러 유명 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하며 경력을 쌓았다. 1996년 ABC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에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활약하며 2005년 CEO 자리에 올랐다. 이후 그는 2006년 애니메이션 제작회사 픽사를 74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마블과 폭스 등 대형 콘텐츠 기업의 인수를 주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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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거는 디즈니플러스의 출범도 이끌었다. 디즈니플러스는 출시 3개월도 안 돼 2900만명의 유료 이용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으나 비용 확대와 매출 감소로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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