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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일만에 尹 도어스테핑 중단… 12개 합판에 막힌 소통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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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도어스테핑 중단… 불미스러운 사태, 재발 방지 없이 지속할 수 없다"
-도어스테핑 방식 변경 검토… 질문 집중, 비공개 사안에 대한 질답 상황 등 문제 인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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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배경환·나주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출근길 기자들과의 약식회견(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MBC 기자-비서관 공개 설전’ 사태 여파에 따른 것으로, 당분간 응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를 제외하고 용산 청사에 출근하면서 별다른 일정 없이 약식회견을 갖지 않은 것은 취임 바로 다음날인 5월 11일 이후 195일만이다. 윤 대통령과 출입기자들이 질답을 주고받던 공간은 나무 합판으로 막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11월 21일부로 도어스테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며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태와 관련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 마련 없이는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출입기자가 윤 대통령을 향해 공격적인 질문을 던지고 참모와 충돌하는 등의 상황이 재발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역시 "도어스테핑은 국민과의 열린 소통을 위해 마련된 것이다. 그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된다면 재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청사 1층에 도착한 다음 곧장 집무실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질답이 진행되던 1층 공간에는 전날 오후 합판 가림막이 설치됐다. 모두 12개의 나무합판을 이어 만든 가벽으로 가로 6m, 세로 4m 크기다. 반대편에는 이번에 대통령실이 새로 공개한 CI가 새겨진 판이 세워졌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이 기자실이 위치한 1층 복도를 오가며 출입문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구조였지만 가벽 설치로 1층 시야는 모두 막혔다.


대통령실은 가벽 설치가 일부 언론과 관련있음을 시사했다. 전날엔 "외교 분야 등 대통령의 비공개 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 모든 상황에 노출되는 것이 바람직 않다는 의견이 있어서 가벽을 설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하루 만에 ‘불미스러운 일’을 도어스테핑 중단 이유로 제시했다. 불미스런 일은 지난 18일 MBC 기자와 홍보기획비서관 사이의 고성 언쟁을 가리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도어스테핑 방식을 바꾸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홍보수석실 외 다른 참모진들은 ‘특정 기자’에 집중된 질문 방식, 공개 시점이 아닌 상황에서의 질문과 대답 등도 문제로 거론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소통을 위한 합리적인 방식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일방적으로 도어스테핑을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국민 소통 창구를 닫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출근길 질답에 대해 "용산으로 대통령실을 옮긴 가장 중요한 이유"라며 "수행 과정이 국민께 투명하게 드러나 국민으로부터 날 선 비판, 다양한 지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각종 비용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를 떠나 용산으로 이동한 것 역시 국민과의 소통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도어스테핑 중단 결정에 대해 윤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도어스테핑 중단으로 인한 윤 대통령의 지지율 변화도 주목된다. 이날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공개한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4~1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6명 대상으로 자동응답방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지난주 조사보다 1.2%포인트 하락한 33.4%로 나타났다. 부정평가는 0.4%포인트 오른 63.8%였다.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통상 정상 순방 이후 지지율은 오르는 게 정상적 패턴인데, 최근 여러 정례조사 등이 약보합 또는 내림세를 보였다는 것은 MBC 전용기 탑승 배제, 김건희 여사 관련 등 논란이 이슈를 희석시켰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중단과 관련해선 "형식에 대해 논란이 있었음에도 계속 밀고 나갔던 것은 윤 대통령이 애정을 가졌던 것이었는데 의아스럽다"면서 "이야기를 듣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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