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公 사장 내정자, 기존 경영목표에 달랑 '효율화' 추가
[아시아경제 세종=이동우 기자]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신임사장으로 내정된 정용기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채용 시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가 난방공사의 연혁과 기존 난방공사의 경영철학 등을 나열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가스공사에 이어 에너지 분야 수장들의 전문성 결여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지역난방공사가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정 내정자는 A4용지 5매 분량의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했다. 계획서에는 지역난방공사 사장 후보자로서 제시하는 비전과 경영전략 부분에 기존 난방공사의 비전과 전략에 '효율'이라는 단어 하나를 추가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수행계획서는 사장 후보가 직접 공공기관 문제점을 진단하고 구체적 업무 계획과 운영 방향을 기술하는 서류로, 후보의 경영 철학이 담긴 만큼 공기업 사장 채용 과정의 핵심서류다.
실제 정 내정자는 A4용지 1매 반 분량을 난방공사 연혁과 공사의 경영환경, 공사의 비전을 기존 경영철학 수준으로 나열한 후 '공모자 의견'란에 '경영효율화의 의지를 담는다'는 명분으로 ‘효율’이라는 단어만을 추가했다.
이어 '경영 목표와 전략'란에는 현재 공사의 경영목표를 그대로 나열한 후 '효율화 지표 개발'을 추가했다. 이어 '경영 전략 방향 및 과제' 부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적어 직무수행계획서 나머지 3면을 채웠다.
현재 난방공사 홈페이지에 경영목표에는 2028년까지 세대수 210만호, 탄소배출 2018년 대비 6% 감축, ESG평가 'S'등급 획득, 종합청렴도 1등급 등 총 4가지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정 내정자는 효율성을 추가한 셈이다.
정 내정자가 제시한 '효율화를 위한 추진계획' 역시 윤석열 정부의 기획재정부가 추진하는 경영효율화 방안을 그대로 답습했다. 정 내정자는 ▲자산 매각 ▲투자계획 연기 ▲인력 및 조직 효율화 등 기재부의 방안을 나열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일영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정 내정자가 에너지 관련 경험이나 전문성이 없다는 것"이라며 "전 국회의원의 경우 과거 관련 상임위원회 경력 등을 전문성으로 내세우기도 하지만 정 내정자의 경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토교통위, 안전행정위(현 행정안전위) 등 에너지 관련 상임위 경력은 단 한 번도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최연혜 전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채용 당시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에 사실상 가스공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소개 자료 등을 ‘짜깁기’ 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역시 자기소개서에 원자력발전 등 전력산업 관련 이력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근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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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세계적 에너지 대란의 상황 속에서 에너지 공기업의 책임 경영과 혁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임에도, 끊임없는 에너지 공기업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단순히 이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에너지 관련 기관들에 비전문성 인물들을 임명하는 것이 아닌지 철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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