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필요자금만 420조원…자금조달 절실
바이든과 G20서 비공식 회담 가능성에 집중
韓·日·태국 이어 다음달 인도·파키스탄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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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건설·에너지·벤처 등 관련 기업들의 ‘오일머니’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우디가 추진 중인 대규모 국책사업인 ‘네옴시티(Neom city)’ 프로젝트를 필두로 국내외 건설, 제조업체들이 사우디와의 각종 투자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가 자회사 에스오일을 통해 8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빈살만 왕세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시작으로 한국과 일본, 태국 등을 잇따라 순방하며 적극적인 투자 모집에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1조달러 이상 규모가 소요되는 네옴시티 건설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다.

최근 악화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가 자금모집의 성패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오르면서 G20 정상회의 전후로 양국 정상이 비공식 접촉을 갖고 관계개선을 모색할지가 주목된다.

◇최대 석유 고객 아시아에 집중하는 사우디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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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먼저 방문한 빈살만 왕세자는 오는 17일 한국 방문 후 일본을 방문하고, 뒤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담이 열리는 태국까지 숨 가쁜 아시아 순방일정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 일본과 함께 아시아 주요 건설, 제조기업 총수들과의 회담과 투자계약이 잇따를 전망이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번 아시아 순방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 오일머니 투자 외에도 최대 석유수출 시장으로 변모한 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한국과 일본, 태국을 방문한 뒤에 인도와 파키스탄도 방문한다고 밝혔지만, 일정상 문제로 양국 방문은 다음 달로 미뤘다. 향후 연내에 호주와 뉴질랜드도 방문해 아시아 주요국들을 모두 순방한다는 계획이다.


시장분석업체인 S&P글로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다음 달부터 러시아산 석유의 가격상한제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국가들도 시장지배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사우디의 수출비중이 5%에 그치는 미국이나 10% 정도인 유럽과 달리 아시아 국가들은 65%가 넘기 때문에 향후 석유가격 상한제에 아시아 국가들이 동참하면 타격이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아시아 내 미국 동맹국들을 잇따라 순방하는 것이 미국에 대한 압박신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다음 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계획을 밝힌 빈살만 왕세자가 아시아 내 미국 동맹국들을 차례로 순방하는 것 자체가 미국 정부에는 큰 압박이 될 수 있다"며 "유가 분쟁으로 사이가 틀어진 미국에 관계 정상화를 우회적으로 요구하는 행보"라고 분석했다.

◇네옴시티, 대규모 펀딩이 관건…바이든과 화해하나
1조달러 '네옴시티' 위해 아시아 공들이는 빈살만…美 관계복원 관건 원본보기 아이콘

초대형 건설프로젝트인 네옴시티가 일단 출발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모집이 최우선 과제로 알려졌다. 초기 투자금만 우리 돈으로 420조원이 넘는 돈이 필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미국과의 관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네옴시티에 필요한 초기 자금을 3200억달러(약 424조원)로 집계했다. 이 중 절반인 1600억달러는 국부펀드(PIF)에서, 나머지 절반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외부 투자자들을 모집해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복원이 필수적인 상황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OPEC+(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OPEC 협의체)의 대규모 감산 발표로 미국과 사우디 간 외교마찰이 심해진 이후, 미국 정부가 자국기업에 사우디 투자를 확대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CNN은 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가안보상 이유로 미국 투자기업들의 사우디 내 투자확대를 막아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측도 미국과의 관계가 굳건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담당 국무부 장관은 전날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과 우리의 관계는 매우 강하며, 양국은 과거 많은 폭풍을 지나오며 더 깊고 넓은 관계로 발전했다"며 "미국과 석유시장에서 의견차가 있지만, 양국 관계는 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담 전후로 바이든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 간 비공식 접촉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빈살만 왕세자와 이번 G20에서 회담을 가질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접촉은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번 G20 회담에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이나 다음 달 사우디 방문을 앞둔 시 주석 등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고자 하는 정상은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세계 투자업계 큰손 사우디 PIF, 해외자산 매각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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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정부가 자금모집을 위해 각종 자산을 매각하기 시작하면서 국제 투자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PIF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PIF는 전날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우디 타다울그룹 지분 10%를 6억달러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타다울그룹은 사우디 증권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PIF가 전체 지분의 70%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이번 매각으로 보유지분이 60%로 줄었다. 해당 자금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자금으로 쓰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PIF가 향후 보유 중인 해외자산을 대거 매각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PIF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5268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소프트뱅크(450억달러), 블랙스톤(200억달러), 우버(35억달러) 등 해외 투자자산도 여럿 가지고 있다.

◇아람코 산하 에스오일, 대규모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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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스오일은 오는 17일 이사회를 열고, 8조원 규모 투자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의 최종투자결정(FID)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프로젝트는 울산 에스오일 공장에 에틸렌과 폴리에틸렌 등 화학제품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으로 내년부터 착공해 2026년 준공 예정이다.


해당 투자는 빈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에스오일의 대주주인 아람코에서 추진한 것으로 에스오일의 창사 이래 가장 큰 투자 프로젝트로 알려졌다. 사우디 왕실과 국부펀드(PIF)가 운영 중인 국영기업 아람코는 1999년 쌍용그룹에서 에스오일을 인수한 이후 지분 63.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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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옴시티 건설 계획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총 사업비 5000억달러(약 663조원) 규모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따라 사무용 빌딩, 주택 및 항만과 철도 등 대규모 인프라 건설 수주계약이 잇따를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컨소시엄을 통해 네옴시티의 터널공사를 수주했으며, 연말부터 네옴시티 건설이 본격화되면서 관련 건설 발주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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