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다시 천스닥,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의 항해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선별된 기업들로 구성된 ‘세그먼트’를 통해 코스닥 시장의 평판 향상과 투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겠습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를 총괄하는 홍순욱 부이사장(코스닥시장본부장)은 지난달 기자와 만나 이달 베일을 벗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Global Segment)’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표출했었다.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 시장의 2부 리그로 받아들여지는 숙명을 꼭 바꾸겠다는 다부진 의지도 내비쳤다. 이 제도의 도입 배경에 대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미국의 나스닥 시장에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대형 기술기업들이 상장돼 거래되는 것처럼 코스닥 시장에 별도의 세그먼트를 하나 만들어 저평가(디스카운트)를 해소하면서 코스닥을 나스닥과 같은 차별화된 시장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작년 이맘때 처음으로 코스닥 세그먼트 도입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도입을 위한 세미나에서 참석한 자본시장 전문가들 모두 세그먼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세미나에 참석한 일반 투자자들은 지금 코스닥이 ‘천스닥 시대’를 열면서 잘나가는데 왜 필요한지 의문을 던지면서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 이후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자 코스닥 지수가 1000을 돌파하는 등 천스닥 시대가 열리면서 위상이 견고해지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그러자 나스닥과 같은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개인투자자들로부터 공감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사실상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심으로 구성될 것 같은데, 이 세그먼트가 어떻게 시장 전반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불신이 팽배했다. 일부 부실기업들의 이슈가 시장 전체로 확산하며 평판이 낮아진 문제점을 갖고 있으니, 우량 기업들을 모으기보다는 전반적인 시장 감시에 힘을 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오히려 컸다.
한국거래소가 1년 넘게 공들인 세그먼트를 오는 21일 드디어 첫 선을 보이며 지수를 산출한다. 세그먼트는 특정 기준을 충족하는 우량 기업들로 구성된다. 다만 해당 요건을 충족시키는 기업 수는 적을 것으로 보인다. 요건의 변별력이 높아서다. 소수의 우량 기업만을 대상으로, 그것도 사전 신청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도입을 위한 세미나를 열 때만 해도 불신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세그먼트가 가져올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개인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바람이기도 하다. 1000을 넘던 코스닥은 올해 추풍낙엽처럼 무너졌다. 600대까지 내려왔고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700을 간신히 넘겼을 뿐이다. 이들은 세그먼트의 항해가 다시 천스닥 시대를 열기만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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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세그먼트에 편입되는 종목들이 추후 파생될 상품 개발에 따른 패시브 수급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 이외 한국거래소의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전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한다. 보다 안정된 투자환경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코스닥 투자를 좀 더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소속감이 강화되는 것만으로도 유망한 혁신 기업들의 상장이 이뤄지고, 소속되기 위한 상장사의 노력이 모아진다면 시장 전반의 품격이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세그먼트 제도 안착으로 소속감이 커지면 코스피로 이전 상장도 줄어들 수 있다. 글로벌 증시가 무너질 때 유독 무섭게 빠지면서 하락률 1위의 꼴찌 꼬리표를 단 코스닥이 천스닥으로 도약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이 세그먼트의 디딤돌로 조성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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