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책임론에도…트럼프 15일 “중대발표” 강행, 3번째 대권 도전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의 11·8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예상 밖 부진을 두고 책임론에 휩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5일(현지시간) 2024년 대선 출마 선언을 강행할 전망이다. 이 경우 3번째 대권 도전이 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15일 오후 9시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자택에 언론들을 초청했다. 앞서 예고했던 "중대 발표"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 고문 중 한 명인 제이슨 밀러는 "그(트럼프)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면서 "그의 연설은 매우 전문적이고 절제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마를 선언할 경우 2016년 대선 승리, 2020년 재선 실패에 이어 세번째 도전이 된다. 당초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압승이 예상된 중간선거를 기반으로 대권까지 기세를 이어가고자 했다. 뚜껑을 열기 전부터 일찌감치 "15일 중대선언"을 예고해온 배경이다. 그는 중간선거 날에도 플로리다주의 한 투표소를 나서며 "매우 큰 발표를 할 것"이라고 "15일은 매우 흥미로운 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개표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민주당이 상원을 수성했을 뿐 아니라, 하원에서도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공화당으로선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게 됐다. 특히 이러한 민주당의 선방 배경에 반(反) 트럼프 세력의 집결, 자질 없는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 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잘못된 행보 등을 꼽는 목소리가 잇따르며 '책임론'도 커졌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당초 15일로 예고한 중대 발표 시점을 내달 6일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그를 설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며 대선 행보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선거 책임론이 이는 가운데서도 기존 일정을 강행한 데는 3가지 이유가 꼽힌다. 먼저 이미 ‘15일 중대 발표=대선 출마 선언’으로 예고돼온 상황에서 이를 미룰 경우 오히려 선거 부진의 책임을 인정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직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오는 15일 일정이 변경되지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우린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왜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자신을 향한 책임론에 선을 긋는 한편, 본인 덕분에 선방한 것이라는 여론을 쌓음으로써 대선 출마 명분을 더하기 위한 발언들로 해석됐었다.
또한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 내 대권 잠룡'으로 존재감을 확인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 경쟁자들을 견제 하기 위한 행보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유세 중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출마한다면 심하게 다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경고하는가 하면, 또 다른 잠룡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에게는 "'영 킨'이 중국 이름 같지 않냐"고 조롱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을 비롯한 전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은 자신이 출마할 경우 대선 후보로 나와선 안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이나 법무부의 기소를 경계한 카드기도 하다.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힌 그로선 기소 전에 대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자신의 지지층을 집결시켜 일종의 정치적 보호막을 기대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 의사당 폭당 사태 사주 의혹, 조지아주에서 선거 결과를 바꾸도록 압박한 선거 개입 의혹, 기밀문서 유출 의혹 등으로 수사·조사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책임론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한 메메트 오즈(필라델피아), 애덤 렉설트(네바다) 상원의원 후보 등이 잇따라 패배하거나 고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정치분석가인 척 고플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닌, 펜스 전 부통령이 지지했던 후보가 공화당 후보로 나섰다면 공화당이 손쉬운 승리를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정치 전략가인 스콧 리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류 후보를 많이 뽑은 것이 결정적 패인"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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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맞붙었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여부는 내년 초 연두교서 이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선방하면서 대담해졌다는 보도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긴 유일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을 좋아한다"며 "낮은 지지율에도 당 내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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