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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돈값 합니까?’ 치솟은 톱배우 출연료, 거품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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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흥행 성공’ 공식은 옛말
1인 1채널 시대, 재미없는 콘텐츠 외면 받기 일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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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미디어 시장이 달라졌다. '한류'가 옛말이 되고, '해외 진출'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K-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귀하신 몸'이 된 요즘. 제작 환경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가장 큰 이유는 소비하는 시청자·관객이 달라지면서다. 수요와 공급의 논리는 콘텐츠 시장에도 적용된다. 다수가 소비하고 또 만족해야 다음 작품 제작으로 매끄럽게 연결될 터. 안정적 수익을 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유명한 배우를 섭외하는 것이었다.


과거에는 누가 주인공인지를 먼저 묻곤 했다. 높은 인지도와 신뢰를 가진 배우들이 캐스팅 1순위였다. 얼마나 유명한 배우인지. 팬덤은 얼마나 되는지. 광고는 얼마나 하는지. 자기관리가 철저해서 위험부담은 없는지. 심지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팔로우 수는 얼마나 되는지 등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개런티를 지급한다. 기대가 높고, 많은 제작자가 원할수록 '몸값'은 높아진다.

이제는 아니다. 톱스타를 캐스팅하면 흥행으로 직결되는 시대는 저물어가고 있다. 유명 배우가 주인공을 맡은 영화가 관객들의 외면을 받아 처참한 스코어로 퇴장하고, 이름난 배우가 주연을 맡은 드라마가 굴욕의 한 자릿수 시청률을 면치 못한 채 부진의 늪에 빠지는 빈도가 잦아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반기는 눈치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배우를 섭외하고, 마치 왕처럼 군림하는 제작 환경이 바뀌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콘텐츠는 홍수처럼 쏟아지고, 뭘 봐야 할지 선택하는 일조차 피로가 됐다. 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플랫폼 진입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관객·시청자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영화관람료가 부쩍 오르면서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배경도 한몫한다. 재미없거나 논란의 여지를 품은 영화는 개봉한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극장에서 제공하는 에그 평점이 처참히 깨진다. 1인1채널 시대, 재미없는 콘텐츠는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외면받는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스타의 출연이 반드시 높은 시청률로 직결되지 않는다. 물론 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배우를 섭외해 안정적인 협찬을 이끌 수 있다는 것. 아시아 지역의 방송사, OTT 플랫폼 등 판매를 통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팬덤을 갖춘 스타 캐스팅은 중요하지만, 결국 해외 판매 과정에서 국내 흥행 성적은 매우 중요한 고려 대상이다.

한 제작 관계자는 "시장이 변했다지만 일부 배우들의 몸값은 여전히 높고, 그들을 캐스팅하려면 제작비도 상승한다. 이를 맞추려다 보니 PPL(간접광고)을 무리하게 넣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이제 관객·시청자는 똑똑해졌다. 불필요한 통닭, 뷰티 스틱, 커피 등의 과대 PPL을 왜 보고 있어야 하는지 안다. 여기에 염증을 느끼는 시청자가 늘어나고 있고, 노골적인 광고가 온라인상에서 비판받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명 배우만 출연하면 어느 정도 시청률, 관객수가 담보됐지만 이제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톱배우가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정하면, 모든 설정과 상황을 입맛대로 맞춰줘야 한다. 심지어 상대 배우 캐스팅까지 바뀌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 억지로 가위질을 하다 보니 일부 작품은 개연성이 떨어지고 질이 낮아지기도 한다. 결국 냉정한 관객들의 외면 속에 손익분기점 근처에도 못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질의 콘텐츠가 늘어가고 극장에 와야 할 '이유'를 찾는 관객의 입맛에 맞추려면 좋은 작품이 많이 만들어져야 한다. 톱스타 캐스팅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모두가 인지하고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더 한다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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