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최강암표! … 김성근 vs 이승엽 대결에 암표값 천정부지
예매 시작 몇분 만에 매진 … 암표상 표 싹쓸이 의혹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1만원짜리 티켓 150만원에 내놓기도
온라인 암표 단속 실효성 부족 … 암표 막을 법안 7개 중 5개 국회 계류 중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두산베어스 감독으로 복귀한 이승엽과 JTBC 예능 '최강야구' 감독으로 데뷔한 김성근 감독이 맞붙는 경기(20일 오후 1시 잠실야구장)에 암표상이 신이 났다. 암표상들이 입장권을 '싹쓸이'하면서 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주고 경기를 관람해야 할 판이다. 해당 경기는 이벤트성으로 티켓값은 1만원에 불과하지만, 현재 중고거래 시장에서 10만원 이상 호가하고 있다. 온라인 암표 거래는 처벌 규정이 마땅하지 않아, 암표상들이 더 활개를 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최근 화제는 단연 두 감독의 맞대결이다. '야구의 신'이라는 별명이 있는 '야신' 김성근 감독은 OB(현 두산),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SK, 한화 등 7개 프로팀에서 감독을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다. 김 감독은 특히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감독으로 부임한 2007년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08년, 2010년에도 한국시리즈를 재패한 명장으로 유명하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지바 롯데 마린스 코치,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 고문까지 역임할 만큼 감독으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말 그대로 한국 야구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명이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통산 1096경기에서 타율 0.302 467홈런 1498타점을 기록했다. 현역 시절 최우수선수(MVP) 및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한 국민 타자다. 여기에 일본 프로야구에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8년간 활약하며 159홈런을 기록했다. 재팬시리즈 우승도 2차례나 경험했다. 삼성에서의 그의 등번호 36번은 구단의 3번째 영구 결번으로 남아있다. 두 감독의 대결과 함께 '조선의 4번 타자'라 불리는 이대호 전 롯데 선수도 '최강야구'에 합류해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빅매치가 성사되자, 팬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무조건 직관이다' '김성근과 이승엽의 처음이자 마지막 맞대결'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경기가 나올 것 같다' 등의 기대감이 쏟아졌다. 높은 인기에 일찌감치 예매가 끝났지만, 일부 팬들 사이에서는 암표상 때문에 표를 구하지 못했다는 성토가 이어진다.
실제 15일 중고거래 온라인 카페 '중고나라'에서 '최강야구' '두산베어스'라고 검색하면 암표 거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회원은 1만원 티켓 가격을 150만원에 내놓기도 했다. 티켓이 필요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행위일 수 있지만, 암표 거래를 대놓고 한다는 점에서 팬들 사이에서는 황당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네티즌은 해당 카페에 "암표상들이 판매하는 티켓은 팔아주지 말자"는 취지의 글을 올려 팬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팔겠다고 나선 암표상도
현재 중고거래 카페, 사이트 등에서 팔리는 해당 경기 티켓은 8만원에서 10만원에 형성되어 있다. 정가 1만원 가격을 고려하면 무려 10배에 팔리고 있는 셈이다. 암표상들은 보통 매크로(macro) 기능을 이용해 표를 예매한다. 매크로는 미리 설정해놓은 하나의 키 입력 혹은 마우스 클릭만으로, 표를 구매하는 단계를 빠르게 지나갈 수 있게 한다. 이런 방법으로 좋은 좌석을 대량으로 선점하고 중고거래 사이트에 더 높은 가격으로 되팔고 이득을 얻는다.
아예 매크로 프로그램까지 팔겠다고 나선 암표상도 있다. 한 네티즌은 중고거래 사이트 등에서 "대기번호 안 뜨고 바로 예매창 들어가지는 방법과 '티켓팅 프로그램' 팝니다"라며 "티켓팅 90% 이상 성공한다. 바로 좌석 선택창으로 넘어간다"고 홍보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근절을 위해 각종 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판매되고 있는 암표 또는 매크로를 이용한 다량 구매 의심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도 연말까지 스포츠 행사 티켓, 연말 각종 콘서트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의 초대권 거래 시장 과열을 막는 '중고나라 티켓 거래 특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모니터링 기간 전문 암표상 판매자를 분석하고 문제가 있는 거래가 발견되면 해당 판매자의 거래를 제한 조치할 예정이다.
오프라인 암표 매매는 경범죄 … 온라인 매매는 처벌 조항 없어
문제는 처벌 수위다. 오프라인 암표 매매는 경범죄 처벌법으로 처벌이 가능하지만, 온라인 매매의 경우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경찰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한 예매와 재판매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하고 있는 수준에 불과하다. 오프라인 암표 매매도 경범죄 처벌법으로 20만원 이하의 벌금만 내면 그만이라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21대 국회에서는 공연법을 비롯해 암표를 막기 위한 법안이 7개 발의되었으나 현재 5개는 계류 중인 상태다. 통과된 공연법 개정안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암표 방지 노력에 대한 내용만 추가됐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나도 3700억 받을 수 있나"…26일부터 한도 없어...
업계는 암표 거래를 막기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밝혔다. 홍준 중고나라 대표는 "플랫폼 내에서 과도한 암표상의 거래를 제한해 이용자들의 합리적인 거래를 위해 이 같은 모니터링을 하기로 했다"며 "중고나라는 앞으로도 더 안전한 거래 환경 조성을 위해 더 많은 투자와 합리적인 정책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