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청년 여진구, 낭만적인 사랑을 기다리며
영화 ‘동감’ 95학번 대학생 연기한 배우 여진구
[아시아경제 이이슬 기자] 사랑 앞에 우리는 모두 작아진다. 그 사람을 떠올리면 세상은 천국이 되고, 툭 던진 한마디 말에 이내 무너지기도 한다. 20대의 사랑은 어렵다. 아픔의 연속이다. 들뜬 열정은 이성을 마비시킨다. 표현할 방법을 모르니 감정이 갈대처럼 춤을 춘다. 그래서 더 아련한 청춘의 사랑이다.
배우 여진구(25)는 9살 때 영화 '새드무비'(2005)로 데뷔해 17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걸어왔다. 언제 어디서나 나를 알아보는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인기를 먹고 사는 배우에게 연애는 부담이다. 그는 사랑할 때가 아니라며 스스로 다잡아왔지만, '동감'을 찍고서 뜨거운 사랑을 기다리게 됐다고 했다. "사랑을 포기하지 말아요. 외로운 일이잖아요"라는 대사가 가슴을 울렸다는 것이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여진구는 "연기에 집중하느라 마음을 쓰기가 쉽지 않았다. 만남에 할애할 시간이 많지 않고 여유가 없어서 누군가와 만나는 게 미안했다"고 털어놨다. 생각은 달라졌다. 그는 "큰 책임을 느껴서 인연을 놓쳤나 싶기도 하고, 사랑을 감정으로 보지 못하고 다르게 받아들였던 거 같다"고 말했다.
한창 연애에 관심이 많을 나이, 이성보다 감정의 지배를 받을 때지만 여진구는 그럴 수 없었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그는 일의 무게감을 빨리 알아버렸다. 하고 싶은대로 다 할 수 없다는 걸 느끼면서다. 연애는 사치였다. '동감'은 그런 그를 바꿨다. 그는 "가치관이 바뀌었다. '사랑을 누구나 하나씩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는 낭만적인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이 저를 울렸다"고 했다.
오는 16일 개봉하는 '동감'(감독 서은영)은 1999년의 용(여진구 분)과 2022년의 무늬(조이현 분)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다. 두 남녀의 이야기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을 대변한다. 1999년에 사는 기계공학과 95학번 대학생 용은 어느 날 우연히 소통하게 된 2022년의 무늬의 과제를 도와주는 대신 연애 상담을 부탁하고, 무늬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첫눈에 반한 신입생 한솔에게 서툴지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 한다.
여진구는 또래의 사랑에 대해 말했다. "20대가 되고 나서 친구들한테 많이 배운다. 연애 경험이 나보다 많은 친구가 한해 한해 경험치를 쌓아간다. 주변에서 일에 집중하느라 사랑을 놓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 일이 잘되고 돈을 벌기 시작하는 시기에 사랑을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을 하더라. 나도 공감했는데, 잘못 생각했다는 걸 알았다. 서로 사랑하다 이별하고, 또 치유하기도 하면서 우리가 성장하는 게 아닐까."
여진구는 불같은 사랑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누군가 사랑하면서 변화되고 그런 스스로 놀랄 때도 있다더라. 시간이 지나면 순간은 추억이 된다. 이별 후 그리움이 어떤 감정인지 궁금할 때도 있었는데, 그 사람과 만나면서 흠뻑 사랑을 나누던 자신이 그리운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극중 용이의 감정은 뭘까, 그 순간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려운 감정이더라. 나도 20대가 가기 전에 용처럼 뜨거운 사랑을 하고 싶어서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좋아하는 사람한테 '직진'하는 스타일이라는 그는 "호감이 생기면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는 편이다. 숨기는 게 안 된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의젓했던 여진구는 장난치는 걸 즐긴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상형은 밝은 사람이라고. 그는 "나처럼 장난치고, 상황극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 잘 웃고 밝고 같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이 좋다"고 했다. 평소 요리를 좋아하기로 유명한 그는 잘 먹는 사람을 이상형을 꼽기도 했다. "편식 안 하는 사람이 좋다. 기본값이랄까. 식성도 잘 잘 맞았으면 좋겠다. 음식에 진심인 사람이라 제철 음식 먹는 걸 좋아한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은데 함께하지 못하면 안타깝고 속상하다."
여진구는 지방 촬영을 하면서 전국 방방곡곡 맛집을 섭렵했다. 그는 "먹는 게 큰 낙"이라며 웃었다. "선배들을 따라서 유명한 음식을 먹으러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즐기게 됐다. 음식을 사랑하고 술도 사랑한다. 많이 마신다기보다 즐기는 편이다." 그러면서 "최근에는 대방어, 대하, 낙지가 제철"이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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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여진구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생각 없이 산다"며 호방하게 웃었다. 그러면서 "고민도 없는 편이다. 잠도 잘 자고 잘 먹고 장난도 잘 치면서 재밌게 산다. 예전에는 내 속마음을 꺼내는 걸 주저했다. 내 이야기가 다른 데서 들리면 어쩌지 걱정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생각을 많이 꺼내는 편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상담도 해주고 위로도 받는다. 그런 일상이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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