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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보유분, 얼마 안 남았어요"…'완판 임박'으로 둔갑하는 악성미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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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부정적 이미지 감추려 이름 바꿔 광고
시세·입주물량 등 계약 전 기본 정보 확인 필수

아시아경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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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보유분 20세대 특별분양! 전타입 마감임박!"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전 모씨(37)는 최근 눈길을 끄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경기도권 아파트 청약에 관심이 있으나 당첨과는 거리가 멀었던 전씨는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이라는 문구를 보고 해당 메시지에 안내된 링크를 따라 관련 사이트로 들어갔다.


주택소유 여부는 물론이고 청약통장조차 필요가 없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고 했다. 에어프라이어 증정 등 각종 경품이벤트도 진행 중이었다. 계약 여부를 고민하던 전씨는 그러나 '회사보유분'의 의미를 알고는 기대를 완전히 접었다. '회사보유분 특별분양'은 '미분양'의 다른 말이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고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는 가운데 최근 '회사보유분 특별분양', '선착순 특별분양' 등 문구를 이용한 분양 광고가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분양 현수막은 인천과 경기도 대부분의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6월 분양을 마친 인천 서구 불로지구 A단지는 잔여세대를 대상으로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 중이며, 양평 공흥지구에서는 B아파트 단지가 에어컨 2대 무상 증정 이벤트를 내걸고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회사보유분이란, 청약홈을 통해 공식적인 분양절차가 종료된 후에도 소진되지 않고 남아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물량을 말한다. 즉 특별공급, 1순위, 2순위, 무순위공급 등 정상적인 분양을 했지만 끝내 팔리지 않은 '미분양' 물건인 셈이다.


미분양을 회사보유분이라 쓰고 공고를 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분양이라는 어감이 주는 부정적 이미지를 세탁하기 위함이다. 이렇게 이름을 바꿔 둔갑한 물량은 대개 '선착순' 분양을 진행한다. 주택소유여부, 청약통장 소유여부, 가점 등 자격제한이 무의미하기 때문에 오직 접수 순서로 분양자를 가린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회사보유분 분양은 사실상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인 셈"이라며 "일부 혜택과 광고에 현혹돼 섣불리 매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 대표는 "주변 매매가 시세와 전세가 확인, 입주물량 등 기본적인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분양 시장에 이처럼 회사보유분·선착순 분양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4만1604호로 전월보다 27.1%(8882호) 늘었다. 미분양이 이렇게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2015년 11월(전월 대비 54.3% 증가) 이후 6년 10개월 만에 처음이다.


고준석 대표는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지금의 회사보유분·선착순 분양 광고는 '재분양 광고'로 전환될 수 있다"고 했다. 재분양은 당초 모집공고 때보다 아예 분양가를 낮춰 새로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경기가 무너진 2000년대 후반 용인시 등에서는 기존 분양가보다 20% 싼 가격에 분양이 새로 이뤄지는 등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바 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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