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당일 '응급의료체계' 제대로 작동했나…계속되는 공방
사망자·부상자 이송 방식 놓고 현장-정부 설명 엇갈려
복지부, "매뉴얼대로 대응했지만 규모 너무 커 대처 미흡"
이태원 대형 압사 참사로 인한 국가애도 기간이었던 지난 2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에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재난의료지원팀(DMAT) 출동 등 재난응급의료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당시 환자 이송과 병상 확보에 큰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하면서도 매뉴얼 개선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고 발생 후 한시간 지나서야 재난의료팀 현장 도착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에서 보건복지부의 초기 대응이 늦어진 이유와 현장 컨트롤타워 부재 등에 대해 질타했다.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10시15분 119에 부상자 신고 접수가 있었지만 119는 23분이 지난 10시38분에야 중앙응급의료상황실에 연락했고, 상황실은 또 10여분이 지난 후에야 의료진 파견을 결정했다"며 "DMAT가 현장에 도착한 시간은 11시20분이었다, 전반적인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재난 컨트롤타워 간 소통이 됐는지 의문"이라며 "중앙응급의료상황실이 자정 이전까지 서울대병원팀을 포함해 총 4팀에게만 출동 요청했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원이 의원은 "재난 상황 발생 시 환자이송 매뉴얼에 따라 긴급-응급-비응급-사망 순으로 근거리로 이동해야 하는데 이태원 참사 현장에선 의식장애, 호흡곤란, 실신, 마비 등 중증환자로 분류되는 20~30명의 환자가 대부분 6~27㎞ 떨어진 곳으로 이송됐다"며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서울병원에 52명이 이송됐는데 사망에 가까운 환자가 대부분이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참사 현장에선 보건소장이 현장 지휘를 하며 사상자 발생 시 응급실로 이송 결정을 한다"며 "사실상 응급환자 수용능력이 없는 곳으로 환자를 보내 환자가 기다렸다가 나온 곳도 있다"고 말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환자 병상 확보가 안 된 점을 강조하며 "참사 발생 이후 11시에서 11시15분 사이 중환자 병상을 4개 확보했다. 2시간 가까이 지난 후에도 중환자 20명을 감당할 수 있는 자원이 제대로 확보가 안된 상황이었다"고 했다.
환자 이송 혼선…병원 1곳에 사망자 70명이상 몰리기도
이태원 참사 발생 당시 인근 종합병원의 수용 가능 중환자 수는 매우 적었고, 가장 가까운 병원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사망자와 환자가 몰리는 등 극심한 혼선이 있었던 점도 확인됐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오후 11시11분 '사고현장 반경 10㎞ 내 병원별 사상자 수용능력'은 중환자 기준으로 국립중앙의료원 1명,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센터 1명, 고려대안암병원 2명, 강북삼성병원 1명,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1명 등 총 6명 뿐이었다.
이후 오후 11시18분 반경을 21㎞까지 넓혀 사상자 수용능력을 확인했으나 이화여대부속목동병원 1명, 건국대병원 1명 정도가 추가됐다. 의료기관별 재난 핫라인이 가동된 이후인 30일 오전 1시43분에는 수용 가능 중환자 수가 22명으로 늘었으나 이 또한 역부족이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이후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론 사상자, 그중에서도 사망자가 과도하게 많이 이송돼 병원측에서 이송 중단을 요청할 정도였다.
당시 용산구보건소장의 현장 대응 활동 기록에는 오전 1시30분 '순천향대학교병원 다수의 사망자 이송 인지' '용산구 신속대응반 2명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 파견', 오전 2시10분 '순천향대학교병원으로부터 사망자 이송 중단 요청 받음' '임시안치소 장소 수배' 등이 기재됐다.
의료대응 조치현황 기록상에는 30일 오전 1시37분 중앙응급의료상황팀에서 '중환자 이송 전까지 경상자와 사망자는 이송하지 않도록 한다'는 지침을 전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서울병원 응급실에 임시 대기중이었다가 30일 오전 3시10분 이후 임시안치소로 옮겨진 사망자는 72명이다.
복지부, "응급의료에 지장 없었다" 변명
이 같은 지적과 관련해, 임인택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사망자 이송으로 순천향대서울병원의 응급의료 제공에 지장은 없었다고 판단한다"며 "당시 순천향대서울병원 전체 의료진이 모두 대기 상태에 있었고, 사망자가 이송되기 전 이미 중상자들이 순천향대서울병원에 이송돼 적절한 처치를 받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환자들이 가장 가까운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되지 않고 먼 병원들에 이송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통 병원 응급실에 소생실이 1개 정도 있다. 중환자를 이송할 때는 병원의 수용능력과 중상자를 동시에 치료할 여러 명의 의료인력, 장비 상황 등을 전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근거리 병원 우선 배정 외에도 고려할 상황이 많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도 설명자료를 통해서도 "중환자는 대부분 병원별로 1~2명, 최대 4~5명 분산 이송했다"고 밝혔다.
DMAT 출동이 늦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임 실장은 "현장 상황 판단에 따라 순차적으로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일 자정이 되기 전 현장에 도착한 팀은 서울권과 경기권의 15개 DMAT 팀 중 서울대병원팀이 유일했다.
복지부는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DMAT 체계가 적절히 작동했는지 철저히 점검해 부족한 부분을 개선·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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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회 복지위에서 "초기 대응은 재난 응급의료 비상 매뉴얼대로 작동했다"면서도 "사고 규모가 너무 커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 119와 경찰, 응급의료상황실, DMAT가 서로 상황 공유가 원활히 이뤄져 의료진 출동 요청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지휘를 맡은 현장 응급의료소와 DMAT의 원활한 의사소통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제도적으로 인력과 장비 확충도 함께 검토하고 재난 상황 시 DMAT가 자동 출동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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