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식'도 안한 이재용 회장…왜 실적 발표날이었을까
반도체 3분기 실적 반 토막 난 27일 실적발표일 취임
삼성전자 회장이지만 삼성 그룹 총수 역할 중요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다음달 1일 창립기념일을 앞두고 27일 별도의 취임사, 취임식 없이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27일 이 회장 승진 발표를 한데 대해 삼성전자의 부진한 3분기 성적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날 3분기 확정 실적으로 매출액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을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31.39% 급감한 것으로 특히 성장동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났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뼈 아픈 성적표다.
실적 발표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 이 회장의 승진 안건이 다뤄진 만큼 취임사, 취임식 등으로 시기를 더 미루기 보다 삼성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상황에 리더십 구심점을 잡아 위기를 정면돌파하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회장은 승진 발표 직후 취임사를 갈음한 사내게시판 글에서 "안타깝게도 지난 몇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언급하며 삼성을 둘러싼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드러냈다.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인 다음달 1일 회장으로 취임할 경우 그룹 총수인 이 회장이 삼성전자만의 회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연구개발(R&D) 등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450조원(국내 36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그룹 내 역량을 모아 미래 먹거리를 놓고 시너지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의 공식 직함은 삼성전자 회장이지만 그룹 전체의 총지휘자 역할을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 회장 등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로,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이 회장(17.97%)이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은 1.63%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진이 이 회장의 성격을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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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리더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직함이 바뀌었는데도 관련한 행사나 메시지가 없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이 회장이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온 만큼 이미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식이 필요하냐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삼성의 한 고위 관계자는 "평소 격식을 까다롭게 따지지 않는 이 회장의 스타일이 이번 회장 취임 발표에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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