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10년 직면…핵사용 위험 상존"(종합)
"한국, 우크라 무기지원시 관계 파탄"
"쿠바 미사일 위기 되풀이하진 않을 것"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국제정세와 관련,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 묘사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전황 악화와 대러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서방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핵위협과 함께 푸틴 대통령은 중국, 인도 등과의 연대를 과시하면서 국제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와함께 서방과의 대화를 강조하며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촉구했다.
"2차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10년 직면"
27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클럽 회의에 참석해 "현재 세계는 2차세계대전 이후 가장 위험한 10년에 직면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에서의 불안정한 상황과 목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핵무기 사용의 위험은 상존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에 대해 먼저 언급하지 않았다"며 서방이 오히려 핵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쿠바 미사일 사태 때의 흐루쇼프가 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1962년 미국과 옛 소련간 쿠바 미사일기지 건설 문제를 두고 핵전쟁 위기까지 갔던 당시 소련의 서기장인 니키타 흐루쇼프를 직접 언급하며 서방을 향해 핵사용 가능성을 재차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황 악화 이후 줄곧 전술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서방을 압박해왔다.
"한국, 우크라 지원시 관계파탄"…이례적 지목
푸틴 대통령은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해서도 비중있게 발언하면서 이례적으로 한국을 직접 지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시 관계가 파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결정한 것을 알고 있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면 양국 관계는 파탄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그동안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미국과 유럽연합(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은 직접 비판해왔지만, 한국을 직접 지목해 경고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동북아 정세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북한과 핵프로그램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가 입장을 바꾸고 다시 제재를 가했다"며 미국과 한국을 동시에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대만문제에 대해서도 중국의 입장을 노골적으로 지지했다. 그는 "왜 미국인 할머니가 대만을 방문해 중국을 도발하는가.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망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중국 정부의 반발 속에 대만을 방문했던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할머니’라고 지칭하며 미국의 대만정책을 ‘도발’이라 지적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이 심화되고 우크라이나 전황은 악화되는 와중에 미국과 EU 등 서방국가를 넘어 아시아 내 미국 동맹국들의 군사지원이 추가될 것을 우려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의 밀착외교를 다시금 강조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나와 가까운 친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방에 도전 안해…결국 대화로 풀어야"
푸틴 대통령은 서방에 핵위협을 시사하면서 한편으로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외교적 해결의 여지를 열어뒀다. 그는 "러시아는 서방에 도전하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발전할 권리를 지키려는 것"이라며 "우리는 스스로를 서방의 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서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나 우리는 서방으로부터 부정적 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우리도 이제 월급이 1000만원" 역대 최고…'반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촉구하며 미국의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위험하고 피비린내 나는 게임을 하고 있지만, 결국 우리는 대화해야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대화할 준비가 돼있으며, 우크라이나가 태도를 바꾸고 평화롭게 문제를 풀도록 미국이 신호를 주기만 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