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반짝하고 사라지는 커리어 원치 않아"
"21세기 동시대 음악에 매진할 계획"
"내가 쓴 곡 연주하고자 작곡 공부, 동시대에 필요한 음악 찾아갈 것"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제공 = 롯데문화재단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제공 = 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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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콩쿠르 우승 이후 정체하는 연주자들을 많이 보게 된다. 잠깐 반짝였다가 사라지는 연주자도 많다. 그게 두렵다.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하는 고민을 많이 하는데,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고 진지하고 솔직하게 음악을 대한다면 점진적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인 최초로 핀란드 장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는 27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콩쿠르는 나의 연주 실력이 어느 정도고, 지금 나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무대”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 이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양인모는 “변화가 필요해 (콩쿠르에) 도전하게 됐다”면서도 “콩쿠르는 인지도도 얻고 내 연주도 알릴 좋은 기회지만, 누구나 콩쿠르에 도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인모는 2015년 제54회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실력을 인정받은 연주자다. 하지만 그는 콩쿠르가 연주자에게 필수는 아니라고 말한다. “콩쿠르에 나가지 않고도 성공적으로 커리어를 쌓는 유럽 연주자들도 많다”며 “콩쿠르 우승이 끝이 아니라 우승 후 어떤 지휘자, 그리고 어떤 연주자와 함께 연주할지 계획을 세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제공 = 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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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라진 무대, 길어지는 팬데믹은 많은 연주자에게 고민과 절망을 안겼다. 양인모는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이후 콩쿠르에 다시 출전할 생각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연습하는 것이 전부인 연주자에게 그 결과를 선보이는 무대의 부재는 ‘내가 세상에 왜 필요하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그는 “자극이 필요했던 것 같다”며 “목표를 갖고 끝내 이뤘을 때 그 이후에 대한 기대, 그게 콩쿠르였다”고 말한다. 목표대로 그는 이번 콩쿠르 출전과 우승으로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얻었고, 자극과 영감을 통해 음악적 관심사를 확장했다고 부연했다.


“21세기를 사는 음악가가 21세기 음악에 관심이 없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최근 현대음악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고 소개한다. 다음 달 1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되는 부산시향 창단 60주년 기념 공연에 협연자로 무대에 서는 양인모는 세계적 명성을 얻은 한국 대표 작곡가 진은숙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2001년 한국 초연 이후 연주가 많이 안 된 곡이고, 또 언제 다시 연주할지 모르는 곡”이라며 “나 역시도 기대하는 만큼 준비를 많이 했다, 리허설도 4번 이상 진행할 예정”이라고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사진제공 = 롯데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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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로 ‘작곡’을 꼽은 그는 “바이올린 협주곡을 써서 직접 연주할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아 대위법을 공부하고 매일 조금씩 작곡을 하고 있다”며 “알고 있는 음악은 많은데 오선지 앞에 앉으면 아무것도 쓸 수 없을 때, 그때 작곡가의 위대함을 많이 느끼는 동시에 내 음악을 세상에 내놓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고백했다.


양인모는 부산시향 공연에 앞서 같은 달 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리는 ‘가을을 물들이는 K-클래식’ 무대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오른다. 내년 일정도 속속 채워져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뉘른베르크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쿄 뉴 시티 오케스트라, 홍콩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해외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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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은 쉽게 생각해야 한다는 그는 "지금 서울의 어느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들리는 소리가 모두 현대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새롭기 때문에 어려워할 필요가 없고, 누구나 와서 즐기고 돌아가는 놀이터 같은 무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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