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게 지원 해주세요"…'자유로운 비경회의' 장관들, 신속한 대책 발표
尹 "장관들, 편하게 말 해 달라" 요청…무거운 분위기 풀려
-▲주력산업 ▲해외건설 ▲중기벤처 ▲관광·콘텐츠 ▲디지털·바이오·우주 등 5개 분야 활성화 추진 방안 토론
-장관들, 세제 혜택·금융 지원 요구에…추 부총리 "곳간 다 떨어지겠다" 농담도
-尹 "국방부는 방위산업부, 농축산부는 농림산업부로…산업 증진 다같이 뛴다는 자세로"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국방부는 방위산업부로,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로, 건설교통부는 건설교통산업부로, 문화부 역시도 문화산업부로,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뛴다는 그런 자세로 일해달라."
윤 대통령이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주재한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에서는 80분 동안 경제활성화 및 산업 육성 관련 각 부처 장·차관급 인사의 계획과 요구 사항에 대한 발언이 자유롭게 오갔다.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 아이디어를 낸 윤 대통령은 이날 최대한 발언을 줄이는 대신 장관들의 발언 기회를 살려주는 방식으로 회의를 주재했기 때문이다.
우선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은 실제로 현장에서 사업을 하고 계시는 많은 기업인들 입장에서 볼 때 고금리로 인해 투자와 경제 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탄력을 불어넣기 위해서 정부가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또 계획을 수립해서 실천을 할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다"며 비상경제민생회의 생중계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너무 긴장하지 마시라. 국민들께 진정성 있게 솔직하게 하시면 될 것 같다"며 "아까 언론 보도를 잠시 보니까 제가 아주 우리 장관들을 골탕 먹일 질문을 막 던질 거라고 하는 얘기가 있던데 오늘 여러분 말씀을 저도 잘 국민과 함께 경청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시고 편하게 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하자 다소 무거웠던 분위기를 풀렸다.
◆장관들 "부총리님·금융위원장님, 지원 좀 해주세요"…尹 "세재혜택 주면 정부가 손해 볼 건 없지 않나" = 윤 대통령의 발언 이후 분위기가 풀리자 각 부처 장관들은 자유토론에서 금융 및 세제 지원 요구와 대책 발표가 쏟아져 나왔다.
자유 토론 주제는 ▲주력산업 ▲해외건설 ▲중기벤처 ▲관광·콘텐츠 ▲디지털·바이오·우주 등 5개 분야의 활성화 추진 방안으로 구성됐는데, 각 주제마다 장관들은 기재부와 금융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력 산업에 대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회의장 모니터에 업종별 그래프를 띄우고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등의 전망이 안 좋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과거 반도체)하강기에 상당한 투자를 통해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며 민관 합동으로 340조원을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이 장관은 거듭 "반도체는 입지가 중요하다"며 “입지 규제가 조속히 해결될 필요가 있고, 이걸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요청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반도체는 중소중견 1000개사가 뒷받침한다"며 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인 팹리스 육성을 언급하며 이창양 장관 주장을 뒷받침했다.
이영 장관의 경우 민간 모펀드를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언급했다. 민간 벤처 모펀드는 기업 등 민간 분야에서 출자금을 모집해 창업기업이나 벤처기업 투자 목적의 자펀드에 자금을 내는 재간접 펀드다. 현재는 내국 법인이 벤처기업에 직접 출자하거나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을 통해 간접 출자하는 경우에만 5%의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민간 모펀드에도 이러한 혜택을 줘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투자를 활성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이영 장관은 "불경기 때문에 멈추면 안 되니 강력한 세제지원 같은 인센티브 있어야 한다"며 "부총리께 강력히 요청드린다"고 언급했고, 추 부총리도 "민간 자금이 벤처 쪽으로 많이 흘러갈 수 있도록 대대적으로 세제 지원을 보강하겠다"며 "재정건전성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가만히 듣던 윤 대통령은 "세액 공제라든가 세제 지원을 안 해주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투자 수익에 대해서 과감한 세제 혜택을 주면 정부는 사실 손해 볼 건 없지 않겠나"며 적극적 지원을 주문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석유 자원국 등에서 건설 수주가 활성화된 만큼 민간기업과 정부가 원팀으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하며 주 52시간 노동이 해외 건설에서도 적용되다 보니 수주문제가 있다고 운을 띄우자 윤 대통령이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범위에서 좀 제대로 사업할 수 있게 (하자)"고 말했다. 원 장관은 이후 추경호 부총리를 바라보며 "금융지원 먼저 좀…"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공사를 수주하는 게 아니라 금융지원 투자만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해외 건설에 대한 패키지 금융 지원에도 적극적인 관심 보여달라는 취지다.
이에 추 부총리는 "국토부 장관께서 제 눈을 보면서 절절하게 돈 달라고 그러신다"며 크게 웃음을 지은 후 "우선은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중심으로 안정적인 경쟁력 있는 금융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화답했다.
K컬처·K콘텐츠, 관광과 관련해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청와대·광화문 일대를 랜드마크화 하는 방안, 비자 문제 개선 등을 말한 후 "기재부 장관이 재정세재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들었다"고 언급했다. 추 부총리가 "곳간 다 떨어지겠다"면서도 관광객 유치를 위해 부가세 환급만료 기간 2023년까지 추가 연장, 혁신적 관광기업 육성 기금에 2027년까지 50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尹 "산업 증진과 수출 촉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뛴다는 자세로 일하라" 지시= 윤 대통령은 이날 80분간의 회의를 마치며 "두시간 하기로 한 것 아니에요"라고 농담을 건네며 "정부의 기본적인 경제정책 방향은 공정한 시장 질서 하에서 기업들이 창의와 자율로서 경영활동을 해 나갈 수 있도록 시스템 관리를 한다는 것"이라며 "경제활성화 방안을 촘촘히 만들어 민간 부문이 더 잘 뛸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신발과 유니폼, 더 좋은 감독과 기술을 지원해 주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강조했다.
관광 분야를 사례로 들면서 "어디 유적, 풍광을 보고 하는 수준이 아니라 K콘텐츠 문화와 합해지지 않으면 경쟁력 있는 관광 산업을 육성하기가 어렵다"며 "정부가 노상에서 천막 시장으로, 냉난방·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가 잘 갖춰진 시장을 만들어 주면 그 시장에서 거래, 투자 더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역할이라고 하는 것은 추위와 비바람에도 원활하게 이런 상거래를 할 수 있는 그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월 150만원 견디느니, 美 가서 5억 벌죠" 서울대...
아울러 "모든 부처가 국방부는 방위산업부. 농림축산식품부는 농림산업부로, 건설교통부는 규제 기관이 아니라 건설교통산업부로, 문화체육부도 문화산업부로 수출 촉진을 위해 다 같이 뛴다는 자세로 임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