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임시 방폐장’ 상정 철회…12월 재추진 전망
한수원 '건식저장시설 기본계획'…28일 이사회 안건서 제외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고리 원자력발전소 내 건식저장시설 건설을 골자로 한 안건 상정을 이사회 하루 전날 전격 철회했다. 한수원 비상임이사들이 반대 의견을 전달한 데다 지역사회 반발 기류가 완강해서다. 한수원은 오는 12월 초 개최될 이사회에 해당 안건을 재상정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한수원은 오는 28일 이사회 안건으로 ‘고리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건설 기본계획(안)’을 상정하지 않는다. 당초 한수원은 이달 이사회에서 고리 원전 부지에 건식저장시설을 구축하는 방안을 심의할 계획이었다. 한수원은 이사회를 하루 앞둔 이날 오전 이사진에 고리 기본계획안을 제외한 이사회 안건과 소집을 재통보했다.
한수원이 이사회 안건 상정을 보류한 건 기본계획안이 이사회 문턱을 높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달 말 열린 이사회에서 해당 안건을 처리하려 했지만 사외이사 전원이 문제를 제기해 상정하지 못했다. 아직도 사외이사 대부분은 기본계획안을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사회 '반발'
지역사회 반발도 만만치 않다. 한수원이 고리 원전은 물론 한빛·한울 원전에도 건식저장시설을 지으려 한다는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들은 잇따라 시위를 벌이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고리 원전이 위치한 부산·울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전날 일제히 기자회견을 열고 반발했다.
지역사회가 반발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수원이 기본계획안에 건식저장시설을 신·증설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이다. 기본계획안은 ‘계속운전, 신규 원전 건설, 중간저장시설 운영 지연 시 (비용) 재산출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원전 계속운전 등을 통해 사용후핵연료 배출량이 늘어나거나 중간저장시설 구축이 늦어질 경우 새로 지은 건식저장시설을 언제든 확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12월 이사회 상정 전망"
건식저장시설이 사실상 영구처분시설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는 영구처분시설은 일러야 2060년께 완공된다. 한수원이 고리 원전 건식저장시설을 예정한 대로 2027년 착공해 2030년부터 가동한다면 고준위 방폐물은 최소 30년 동안 건식저장시설에 보관해야 한다. 2031년 가동 예정인 한빛·한울 원전 건식저장시설도 상황은 비슷하다.
다만 건식저장시설을 짓기 위한 한수원 경영진의 의지는 확고하다. 건식저장시설을 제때 확보하지 못할 경우 2031년부터 원전 가동을 순차적으로 중단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용후핵연료를 발전소 내부 수조에 습식저장 방식으로 보관 중인 고리 원전과 한빛 원전 포화율은 지난달 말 기준 각각 85.9%, 75.7%로 2031년이면 한계치에 달한다. 바로 이듬해면 한울 원전 포화율(82.%)도 100%에 이른다. 황 사장은 최근 건식저장시설 구축에 대해 “저에게 주어진 책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이에 한수원이 오는 12월 초 열릴 이사회에 기본계획안을 재상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수원은 현재 임기가 끝난 사외이사에 대한 선임 작업을 진행 중이며 대다수의 사외이사가 조만간 교체될 예정이다. 기본계획안을 반대하고 있는 사외이사진이 대거 교체되면 해당 안건이 다음 이사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한수원은 사내이사 교체 작업도 추진 중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