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실적 반 토막난 날 정면돌파 의지 "위기의 삼성 구하라"
삼성전자 3분기 실적발표와 이재용 회장 취임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7일 회장직에 올랐다. 2012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10년 만이다. 3분기 반도체 실적 반토막 성적표를 발표한 날 회장에 취임한 것은 어느 때보다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책임감을 갖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읽힌다. ‘이재용의 뉴 삼성’ 구상도 빠르게 구체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의결했다. 이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으며, 4명의 사외이사와 5명의 사내이사 등 총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논의를 거쳐 의결했다.
이 회장은 이날 소회와 각오를 사내게시판에 올려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들자"면서 "제가 그 앞에 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회장은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이후 사실상 삼성전자의 총수 역할을 해왔지만 사법리스크 때문에 회장직을 달 수 없었다.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취업제한 족쇄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경영 복귀와 함께 회장 승진의 길도 열렸다.
회장 승진은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삼성을 포함한 국내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결정됐다. 특히 삼성이 가전·휴대폰·반도체 등 선대 회장이 발굴해 성장시킨 사업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뉴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는 새로운 방향 설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과거 고(故)이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통해 한국의 삼성을 지금의 세계의 삼성으로 탈바꿈시켰듯, 이 회장도 ‘뉴 삼성’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삼성의 미래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상을 구체화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반토막난 3분기 반도체 실적을 발표했다. 성장을 견인해온 메모리반도체 부문의 이익이 급감하면서 3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이 30% 넘게 쪼그라들어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이라는 쓴 기록을 남겼다.
3분기 연결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액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5개 분기 연속 70조원을 돌파하는 것은 물론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을 남겼다. 지난 2분기보다는 0.55% 감소했지만 전년 동기대비로는 3.79% 성장한 결과다. 이로써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231조7668억원으로 4분기에도 70조원 수준의 매출을 거두는데 성공할 경우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매출 300조원 시대를 열게된다.
반면 수익성은 크게 나빠졌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대비 23.02%, 전년 동기대비로는 31.39%나 쪼그라들었다. 11조원을 밑도는 영업이익으로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영업이익률은 14.1%로 전분기 대비 4.1%포인트 낮아졌다.
영업이익이 30% 넘게 빠진 것은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60% 가까이를 차지했던 반도체(DS)부문의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 크다. DS부문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5조1200억원으로 지난 3분기 10조600억원 대비 반토막났다. 영업익 후퇴에도 불구, 삼성전자는 감산없이 예정대로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올해 연간 시설투자 규모는 약 54조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한편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 각 1주당 361원의 분기 현금 배당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조4521억5359만원, 배당 기준일은 9월30일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