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블러 시대 ... 금산분리 규제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금융과 비금융 간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금산분리의 기본 원칙은 유지하되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가 개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들의 사업모델 다양화를 위해 금융회사의 업무 범위를 확대하는 관점에서 규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은행연합회는 26일 서울 예금보험공사 19층 대강당에서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여신금융협회· 금융연구원과 공동으로 ‘금융·비금융 융합을 위한 금산분리, 업무위탁 개선 방향’이라는 주제로 금융규제혁신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를 맡은 정순섭 서울대학교 교수는 산업자본의 은행소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의 기본 원칙은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다만 은행이 사업을 다각도로 넓힐 수 있도록, 자회사 범위 제한 규정과 부수 업무 범위 제한 규정에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금융사들은 낡은 규제로 인해 다른 산업 진출에 일정부분 제한을 받지만,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산업에 진출하거나 겸업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해 규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에 따라 정 교수는 “경제의 디지털화에 대응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기능 확대라는 관점에서 금산분리 규제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 개선방안으로 “부수 업무, 자회사 출자 가능 업종범위를 확대하여 열거하면서 효율성 기준을 추가하는 방법이나, 완전한 포괄주의로 전환하면서, 금지업종을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위험 총량규제를 도입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금융회사의 업무위탁 제도를 규율하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금융의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환경에서, 금융사들의 업무위탁 범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융사들은 클라우드 서비스나 대안신용평가 모형 개발 등을 제3자 기업들에 위탁하고 협력하고 있다. 또 업무를 위탁받는 수탁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은행 업무에 미치는 영향력과 그에 따른 리스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정준혁 서울대학교 교수는 ‘외부자원 활용을 위한 금융사 업무위탁 제도개선’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업무수탁자가 금융회사의 영업이나 매출에 미치는 영향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금융회사의 업무위탁이나 제휴시 리스크 관리를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위탁은 단순히 부수적인 것이 아니라 금융사의 경영과 지배구조에서 핵심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금융사 이사회가 업무위탁에 대한 위험관리의 책무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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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진행된 종합토론에 참석한 김연준 은행과장은 “은행법, 보험법안의 주요 내용들이 개정된지 10여년이 경과했다”며 “금융의 디지털화, 금융과 비금융의 융합 가속화 등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금융소비자들의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관점에서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사의 혁신을 자극하고, 금융사가 가진 인력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며 소비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관점에서 폭넓게 고민해 자회사 출자, 부수업무, 업무위탁 등에 대한 대안을 만들어 나가는 접근법을 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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