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뺑소니’ 될 수 있는데 … 교통사고 후 다음 날 나타나는 운전자들
알코올 성분 빠져나가는 시간 벌기 위해 잠적 가능성
음주운전 의심돼도 현행법상 혐의 적용 방법 없어
전문가 “강력 범죄처럼 적극적 법 적용과 처벌 강화 필요”
[아시아경제 이계화 인턴기자]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들이 교통사고 현장을 이탈한 후 뒤늦게 경찰에 출석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30대 운전자 A씨는 21일 광주 서구에서 교통사고 직후 차량을 버리고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차량 번호판을 조회하고 연락했지만 A씨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다. 사라진 A씨는 34시간 만인 다음 날 밤에 경찰에 자진 출석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졸음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고 두려움에 현장을 벗어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씨는 도주 후 병원에서 두통을 이유로 링거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인 경우 운전이 금지된다. A씨는 사고 발생 34시간 만에 나타나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이 불가능했고, 현행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7월에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30대 운전자 B씨가 몰던 차량이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아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B씨는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달아났다가 사고 발생 30시간 만에 나타났다. 사고 처리 과정에서 B씨는 몇 달 전 음주 사고를 내고 재판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사고 후 미조치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다고 지적한다. 김정규 호남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사고 차량 운전자들은 대부분 현장을 이탈하지 않는다"며 "도주 운전자들은 무면허와 음주운전 등의 범죄를 숨기기 위해 차를 버리고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운전자가 술을 마시고 사고를 낸 후 달아났다면 이른바 '음주운전 뺑소니'로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강한 처벌을 받게 된다. 문제는 이 경우를 피하려고 음주 운전 사고를 낸 운전자가 몸에 알코올 성분이 빠져나가는 시간을 벌기 위해 잠적한다는 점이다. 긴 시간 잠적했다가 나타나면 음주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삼성 주춤하자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1년 만에 흑...
김 교수는 "범죄자들 사이에서 차를 버리고 도주하는 게 낫다는 정보교류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적극적인 법 적용과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며 "교통 범죄가 가진 잠재적인 위험성이 큰 만큼 강력 범죄처럼 다룰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