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마 다리 붕괴 사건 시뮬레이션 성공
유체역학 최대 성과, '공탄성적 특성' 작용 확인
누리온 자원 30% 동원해 3개월간 계산

국가슈퍼컴 누리온, 건축계 최대 미스터리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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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940년 11월7일 미국 워싱턴주에서 완공된지 4개월도 안 된 대형 현수교(타코마 다리)가 부실 공사나 테러로 인한 폭발 등 이유도 없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과학자들은 공기역학적 영향으로 구조물이 변형되는 현상인 '공탄성적 특성'으로 인해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교량 설계자들 사이에선 잘못된 설계의 대표적 사례로 꼽고 '타산지석'이 돼 왔다. 그러나 실제 어떻게 다리의 어떤 설계로 인해 바람의 저항을 받았고 이런 힘이 붕괴까지 초래했는지 정확한 과정은 확인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국내 연구진이 슈퍼컴퓨터를 동원해 이 다리의 붕괴 당시 과정을 재현해내는데 성공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서울대와 함께 이같은 시뮬레이션을 실시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에서 최대 16만개의 CPU코어를 3개월간 사용하면서 사고 당시 실제와 가장 유사한 조건을 만들어 디바람에 의한 다리의 진동과 붕괴 메커니즘을 분석해 타코마 다리 붕괴사고 전 과정을 재현했다. 약 7.7페타플롭스(1초당 7,700조번의 연산처리속도) 정도의 고성능 연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누리온 용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다리는 정지 상태에서 바람의 영향에 의해 상하 진동, 비틀림 진동의 순서로 움직이며 붕괴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슈퍼컴퓨팅을 통해 바람이 다리에 가하는 공기역학적 힘에 의해 다리에 비틀림이 발생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공기역학적 힘과 다리의 비틀림이 서로를 증폭시킨 것을 확인했다.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 재현한 타코마 다리 이미지.

국가슈퍼컴퓨터 5호기 '누리온'이 재현한 타코마 다리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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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뮬레이션에서의 유동은 난류(亂流) 영역에 속한다. 난류란 무질서하고 불규칙한 공기나 물의 흐름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속도가 빠를 때 발생한다. 타코마 다리 전 영역을 난류로 모사하기 위해서는 130억 개 이상의 격자가 필요하다. 이를 재현하는 시뮬레이션은 초고성능컴퓨터 즉, 슈퍼컴퓨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해천 서울대 교수는 “슈퍼컴퓨터가 발전해 과거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중요한 유동현상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라고 언급했다. 정민중 KISTI 슈퍼컴퓨팅응용센터장은 “슈퍼컴퓨팅 시뮬레이션으로 역사적인 사고 사건인 타코마 다리 붕괴 과정을 재현했다”며 “5호기 대비 23배 높은 성능일 6호기가 도입되면 초거대 시뮬레이션으로 기존에 풀지 못한 난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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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 결과는 유체 역학 분야 국학술지인 'Journal of Fluid Mechanics(유체역학 저널)'에 지난달 23일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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